고재순 2020. 5. 11. 18:10

호상


이명우


오남매가 모여서
누가 어머니를 모실까, 상의하였다

다들 모시지 않는 이유를 들이밀었다

장례식장에 오남매가 다시 모였다
관에 매달려서 울음을 터트렸다

구십 넘은 노모는 제 집을 찾은 양
너무나 편안하게 누워 있다
자식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장의사가 수의를 몇 겹으로 입혀놓고
아무리 묶어도 자유로운 몸을
단단히 묶고 있다

서로 모시겠다고
바람과 흙과 물이 대기하고 있다

문상객들이 상주한테 말한다
호상이군, 호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