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순 2020. 5. 14. 10:15

게시글 본문내용




황지우



삶이란
얼마나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

돌아다녀보면
朝鮮八道
모든 명당은 초소다

한려수도, 내항선(內航船)이 배때기로 긴 자국
지나가고 나니 길이었구나
거품 같은 길이여

세상에, 할 고민 없어 괴로워하는 자들아
다 이리로 오라
가다보면 길이 거품이 되는 여기
내가 내린 닻, 내 덫이었구나


황지우 시집 『게 눈 속의 연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