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순 2020. 5. 21.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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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꽃


류근


비 맞는 꽃잎들 바라보면
맨 몸으로 비를 견디며 알 품고 있는
어미 새 같다

안간힘도
고달픈 집념도 아닌 것으로
그저 살아서 거두어야 할 안팎 이라는 듯
아득하게 빗물에 머리를 묻고
부리를 쉬는
흰 새

저 몸이 아파서 다 죽고 나야
무덤처럼 둥근 열매가
허공에 집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