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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

고재순 2020. 7. 8. 12:34

무심(無心)


김소월


시집와서 삼 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 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 없이 기다린
이태 삼 년

바로 가던 앞 강이 간 봄부터
굽어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 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 년
어느 때나
터진 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벌에 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