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말 편지 고재순 2021. 4. 11. 12:31 편지나희덕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저리도 눈부신가요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향기 같은 것인가요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 봐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