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혈액 내 존재하는 줄기세포(CiMS)가 골수뿐 아니라 심장내막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제공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혈액 내 존재하는 줄기세포(CiMS)가 골수뿐 아니라 심장내막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은 혈액 10cc에서 CiMS를 추출, 배양해 역분화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CiMS가 심장내막에서도 유래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줄기세포를 얻으려면 피부조직을 뜯어서 배양하거나, 골수에 바늘을 찔러서 줄기세포를 흡입해야 했다. 특히 혈류를 타고 온몸을 순환하는 CiMS는 모두 혈액을 만드는 장소인 골수에서 유래한다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김효수 순환기내과 교수와 양한모 순환기내과 교수팀은 혈액 내 줄기세포가 골수가 아닌 다른 장기에서도 유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12년 연구 끝에 혈액으로부터 CiMS를 채취,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간과 신장, 골수,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에게 채혈해 줄기세포를 채취했다. 이식 전후에 채취한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분석해 비교했다.
그 결과 간과 신장,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들에게 이식 전후에 채취한 CiMS는 모두 환자 본인의 유전자형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심장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이식 전에는 본인의 유전자형을 띠는 CiMS를 갖고 있었지만, 이식 후에는 심장을 공여한 사람의 유전자형을 따는 CiMS를 갖고 있었다. 연구팀은 심장내막에 붙어 있던 CiMS가 떨어지면서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며, 손상된 조직에 붙어 분화하면서 재생을 돕는다고 분석했다.
연구팀은 또한 CiMS를 이용해 역분화만능줄기세포를 만들고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특히 CiMS는 기존 방식대로 피부세포를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쉽게 역분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역분화만능줄기세포로 심근세포와 혈관평활근세포, 혈관내피세포 등으로 다양하게 분화시켜 증식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김효수 교수는 “혈액 10cc만 있으면 CiMS를 추출해 배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대혈처럼 무제한 동결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해동해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아기가 태어날 때 채취한 제대혈만을 오래 보관하면서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성인의 줄기세포도 제대혈처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는 “이론상 제대혈 은행과 마찬가지로 성인도 CiMS 은행을 구축해 미래 질환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법 규제 완화와 바이오벤처기업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10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왼쪽)와 양한모 순환기내과 교수(오른쪽).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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