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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 ‘명약’은 마음의 휴식

고재순 2020. 1. 18. 10:59

만성피로 명약은 마음의 휴식

늘 피곤함을 느끼는 만성피로증후군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아주 심각한 병이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는 늘 무겁다. 주말에 푹 쉬었는데도 더 피곤하고, 몸 놀리는 게 무겁고 너무 귀찮다. 식사하고 나면 졸기 일쑤고 그저 업무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인 사람들, 남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몸은 적절히 활동할 때 기의 순환이 원활해져 활력을 얻는다. 반면 게을러지면 기운이 막힌다. 잠을 더 자고 오래 쉴수록 피로한 증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움직이지 않고 활동을 안 하면 기가 체하기도 하고 맺힐 수도 있다. 기체한 사람 중에 증상이 가벼운 사람들은 행동을 슬금슬금 하면 저절로 낫고, 중한 사람은 진피(오래된 귤껍질)를 달여 먹으면 좋다.

몸이 피로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육체노동을 많이 해서 오는 노력상(勞力傷)과 마음을 많이 써서 오는 노심상(勞心傷)이다. 힘을 써서 온 피로는 잠시 쉬면 바로 회복할 수 있지만 마음을 써서 오는 피로는 오래간다. 마음을 써서 오는 피로는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생활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종 질병이 사라져야 하는데 더 많은 질병이 생기는 건 마음의 피로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서다.

다른 한 문제가 해결되면, 또다른 욕심이 생기고, 그 욕심들 때문에 늘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어 행복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마음의 피로를 낳게 하는 것이다.

마음을 쓰지 않았는데도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서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인삼, 백출, 복령, 감초가 들어간 사군자탕이 기본적인 처방이다. 답답하고 우울한 기분이 있으면 기운이 활발하지 않다. 생기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왔다 갔다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탈이 나고 피로를 느낀다. 생기의 유통에 지장을 주는 것은 습기와 담 같은 것이다. 피로를 풀기 위해서는 습기를 없애주는 하수오, 복령, 창출, 의이인 등의 약재를 쓴다. 기운을 더해 주는 황기와 인삼도 필요하고 혈액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당귀와 천궁도 쓴다.

이밖에 비위 기능을 건강하게 해주는 진피, 사인, 백출도 넣고 생기의 활동성을 돕는 육계와 건강을 더해 처방하면 도움이 된다.

물론 기운을 수렴해야 할 경우에는 맥문동이나 오미자를 써야 하고 우울한 기운이 심할 때는 향부자나 복신을 사용해야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현대인의 피로는 쓸데없이 고민하고 너무 많이 걱정해서 오는 경우가 많다. 적당한 육체 활동을 하고, 머리 쓰는 일을 정도껏 조절하는 게 만성피로증후군을 없앨 수 있는 지름길이다.

또한 마음의 걱정과 근심을 덜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마음의 휴식이 없다면 쉽게 피로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판단을 그르치는 경우가 생긴다. 요즘 현대인에게 휴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까닭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도 느림의 철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