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애인
문모근
81세 된 할머니가
호계장 칼국수 집 아주머니에게
조심조심 낮은 목소리로
넥타이 가게를 묻는다
할매, 영감님 안계시잖소
넥타이 가게는 신천에 가믄 있는데요
할매는 힘들어 못가요
다음 장에 사소
근데 누 줄라꼬예?
말하지 마라
애인 줄끼요?
어허, 말하지 말라카이
붉어진 얼굴을 감추고 할머니가
눈을 흘기며 문을 나선다
가을 하늘이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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