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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벌에 쏘였다, 뱀에 물렸다… 어떻게?

고재순 2021. 4. 1. 12:14

벌에 쏘인 후 전신성 과민반응이 있을 경우, 기도가 부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할 위험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봄 산행에 나섰을 때 원치않게 맞닥뜨리는 존재가 있다. 바로 ‘벌’이다. 봄이 되면 벌들도 동면에서 깨 활동을 시작한다. 흔히 등산 중 부상을 입었다고 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상황을 떠올리지만, 벌에 쏘여 이송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 소개하는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본다.

쏘인 후 나타나는 전신성 과민반응, 생명까지 위협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초기 증상으로는 쏘인 부위 가려움, 통증, 부기 등 국소적 현상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벌에 쏘인 후 전신성 과민반응이 생겼을 경우엔 벌독에 의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약 5%에게 나타나는 전신성 과민반응은 몸이 붓고 가려우면서 피부가 점차 창백해지는 증상을 보인다. 또 식은땀이 나거나 불안감, 두통, 어지럼증, 구토, 복부 통증, 호흡곤란, 경련, 의식 저하 등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독소에 노출된 후 짧게는 몇 분 사이, 길어도 1시간 내에 증상이 발현된다. 경과가 매우 빠르다보니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성 과민반응으로 인한 사망 중 60~80%는 기도가 부어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하는 질식사로 알려졌다. 따라서 벌에 쏘인 후 전신성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병원으로 이송하는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도록 한다.

벌침 뺄 때 집게·핀셋 사용? ‘NO’
벌에 쏘였다면 우선 빨갛게 부어오른 부위에 검은 점처럼 보이는 벌침을 찾는다. 이후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피부를 긁으며 침을 뽑아낸다. 침을 완전히 제거했다면 얼음주머니를 이용해 상처 부위 통증과 부기를 가라앉히도록 한다. 이때 집게나 핀셋, 손가락을 이용하면 독주머니를 짜게 돼, 벌침 속 독이 몸 안으로 더 들어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뱀에 물리면?
벌만큼 많지 않지만 등산 중 뱀에 물리는 경우도 있다. 뱀에 물렸을 때는 즉시 긴급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상처자국을 통해 독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머리가 삼각형이고 물린 부위 앞쪽에 두 개의 이빨 자국이 생겼으면 독사일 가능성이 높다. 구조 전까지는 환자를 가까운 곳에 눕혀 안정을 시키고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이후 독이 퍼지지 않게 물린 곳 5~10cm 위를 적당한 압력으로 묶는다. 이때 압박대를 사용해 너무 강하게 조이면 2차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때는 몸을 고정시키고 손상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한다.
뱀에 물린 후 얼음찜질은 권장하지 않는다. 얼음찜질로 독소를 비활성화하지 못하는 데다, 동상에 의한 조직괴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독소를 빼기 위해 동행한 사람(비전문가)이 칼로 물린 부위를 절개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근육, 혈관, 신경 등을 손상시킬 수 있다. 특히 입으로 빨아서 독을 뺄 경우, 입을 통해 독이 체내로 흡수되는 것은 물론, 입 안의 여러 세균에 의해 물린 상처 부위에 2차 세균감염이 생길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 같은 행위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삼가도록 한다. 이밖에 전기나 불로 물린 부위를 지지거나 담배, 된장 등을 상처에 바르는 등의 방식은 확인되지 않은 속설이다.

/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jjb@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