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벌교 상진항과 장도 신경선착장을 물때에 맞춰 하루 2차례 운항하는 장도 사랑호/홍기철기자 갯벌과 뻘배, 꼬막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 장도(獐島)가 피로에 지친 이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섬이 주는 넉넉함과 주민들의 따스한 정이 남아 있는 장도는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된 곳이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찾아가고 싶은 33섬'중 '걷기 좋은 섬'에도 보성 장도가 이름을 올려 관광객들이 꼭 가봐야 할 섬이 됐다. 지난 19일 보성 벌교 상진항. 차량 4대를 겨우 실은 작은 철부도선이 여자만을 미끄러지듯 달려 30여분 후 장도 신경선착장에 도착했다. 노란 마을버스 '사랑호'가 관광객과 섬 주민들을 반갑게 맞았다. 부수마을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섬 마실에 나섰다. 마을 안길에는 벽화에는 코끼리가 주인공이다. 다소 생뚱맞은 코끼리 벽화에 내용을 알아보니 조선 태종때 코끼리가 사람을 밟아 죽여 그 형벌로 이곳 장도로 유배를 왔다고 한다. 그래서 장도가 '꼬끼리 섬'으로도 불린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사람을 죽여 이곳 장도로 유배를 왔다는 코끼리를 벽화로 그렸다./홍기철기자 또 '농부와 밭가는 소', 장도의 농특산물 경작 모습, 뻘배 밀며 꼬막 잡는 주민 등의 그림이 장도의 생활상을 짐작하게 했다. 장도의 유일한 소였던 누렁이가 근 30여년 할아버지와 우정을 나누다 생을 마감해 목섬에 묻혔다. 이를 애석하게 여긴 주민들이 벽화에 밭가는 소를 그려 추억하고 있다. 잘 가꿔진 마을길과 둘레길의 수국 등 형형색색 꽃도 눈에 들어왔다. 전남 22개 시군으로 확대 시행 계기가 된 보성군의 히트상품 '보성600사업'이 이곳 장도에서 주민들을 하나로 이어줬다. 섬 탐방에 동행한 박형욱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은 호미를 들고 직접 심고 가꾼 꽃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이 대단하다고 귀띔했다. 11년 전 대도시 생활을 접고 귀향한 그는 "(주민들이) 갯벌과 뻘배를 버리면 살수 가 없지요. 꼬막 낚지 등 갯뻘에 있는 무한의 수산자원과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은 내세울 만 하다. 장도는 큰 돌, 큰 나무는 없지만 풍광이 있는 섬이다"고 장도 자랑을 했다. 섬 탐방에 동행한 박형욱 가고 싶은 섬 추진위원장이 장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홍기철기자 갯벌과 다도해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하방금 전망대로 향했다. 물때가 맞지 않아 꼬막을 채취하는 주민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지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빠지지 않아 꼬막을 채취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 사이 부지런한 장도사람들은 밭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바닷일과 밭일을 병행해야 하는 섬 아낙네들이 고된 일상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관광객들을 맞았다. 북두룸산 정상으로 향하던 중 밭에서 만난 해남댁은 21살에 중매로 이곳 장도로 시집왔다고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말에 "밥은 먹었냐"고 화답한다. 콩밭에서 만난 80대 노모 역시 인심이 후했다. 순천에서 십대 후반에 띠 동갑 신랑과 결혼해 60년이 넘도록 이곳 장도에서 살고 있다는 할머니는 "밥 안 먹었으면 먹고 가라"며 손짓을 한다. 노랗게 잘 익은 살구를 작은 손으로 가득 담아 건네는 할머니의 손길에서 장도의 정이 느껴졌다. 천성이 착한 사람들만 사는 섬이 이곳 장도라는 생각이 든다. 북두룸산 산책길에 만난 노루/홍기철기자 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으로 조성된 하방금 근처 탐방로를 따라 이 섬의 최고봉 북두룸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완만한 경사에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산행하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이미 많은 산악동호회에서 자신들이 먼저 이곳을 다녀갔다며 곳곳에 띠지에 흔적을 남겼다. 보랏빛 수국과 노란 금계국이 탐방로를 수놓고 있었다. 정상에 다다를 즈음 노루가 목격되기도 했다. 왜 이곳이 장도인지를 말하려고 나타난 것일까. 등과 이마에서 땀이 축축이 젖었다 싶을 때 76m 북두룸산 정상에 도착했다. 등산이라고 하기에 다소 민망한 곳을 정복하고 정상 아래 전망대로 향했다. 장도 트레킹코스는 부수마을-등산로들머리-능선삼거리-북두름산-새롬바위산-중매산-누렁이무덤-안산- 신경백사장 데크로드-신경선착장까지 10㎞거리에 3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여기서 참고할 것은 철부도선이 협소해 차량을 싣고 장도에 들어올 경우, 뭍으로 나갈 때도 생각을 해야 한다. 하루 2차례 운행되는 철부도선이 차량 4대 밖에 선적하지 못하기 때문에 낭패를 보기 일수다. 어떤 관광객은 차량을 선적하지 못해 이틀간 장도에 머물렀다는 후문이다. 앞으로 벌교와 연륙이 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는 뭍에 차를 두고 장도로 들어오는 것이 편한 여행이 되는 지름길임을 유념해야 한다. 섬이 크지 않기 때문에 걸어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고 배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무료로 운행되니 이용하면 편리하다. 보성 장도의 갯벌과 뻘배/홍기철기자 김철우 보성군수는 "현재 장도주민의 생활 편의를 증진하고 관광 자원화하기 위해 벌교~장도간 연륙교를 놓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신규사업으로 오션뉴딜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장도만의 매력을 살리면서 벌교 권역 전체가 함께 부흥할 수 있는 방안 으로 거대한 프로젝트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성(장도)=홍기철 기자 honam3333@mt.co.kr |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상 여행지로 꽉꽉 채운 #거제 #여행코스 (0) | 2021.06.27 |
---|---|
부산 현지인이 정리해본 식당들 (0) | 2021.06.27 |
경부선 기차역 주요 맛집 8곳 (0) | 2021.06.22 |
해발 900m에 137m 출렁다리..눈 아래 섬진강이 아찔하구나 (0) | 2021.06.22 |
최자가 인정한 궁평항 맛집 (0) | 2021.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