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말

그렇게 살라한다

고재순 2021. 9. 20. 09:19
그렇게 살라한다


도종환



여름오면 겨울잊고
가을오면 여름잊듯
그렇게 살라한다
정녕 이토록 잊을수 없는데
씨앗들면 꽃 지던일 생각지 아니하듯
살면서 조금씩 잊는것이라 한다

여름 오면 기다리던 꽃
꼭 다시 핀다는 믿음을
구름은 자꾸 손 내저으며 그만두라 한다
산다는 것은 조금씩 잊는 것이라 한다

하루 한낮 개울가
돌처럼 부대끼다 돌아오는 길

흔들리는 망초꽃 내앞을 막아서며
잊었다 흔들리다 그렇게 살라한다

흔들리다 잊었다
그렇게 살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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