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으며
장석남 밥을 먹으며 나는 자주 밥 냄새 끝까지 달아나 있다 밥의 기억 모두 낙엽져 앙상한 마을, 내려와 넓은 숨을 쉬는 하늘가에서 이름 버리고 빈 그릇을 달그락거리기도 한다 어느 미래에 나는 배고프지 않은 기억 밑으로 수저를 던질 것인가 내 영혼의 싱싱한 지느러미 속에 차고 단단한 잔별들이 뜰 때 나는 조용히 수저를 놓고 그들과 함께 몸 비틀며 반짝일 것이다 밥을 먹을 때 나는 자주 기억도 끝나는 곳을 病처럼 다녀오곤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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