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야기

정주명의 맛집 소개 - 3 : 전국 팔도 보양식 전문점

고재순 2022. 5. 29. 15:25
동의보감도 인정한 보양식 ‘용봉탕’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꼭 먼 곳에만 영양만점 보양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동대문구 제기동은 조선시대 병든 백성들을 돌보던 보제원이 자리 잡았던 역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도 건강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남다른 역사를 지닌 곳이니 만큼 보양식의 수준도 남다르다. 그중 단연 유명한 것은 커다란 토종 뚝배기에 자라와 오골계, 토종닭, 가물치, 밤과 은행, 각종 한약재를 넣고 푹 고아낸 ‘용봉탕’. 동의보감에 남자의 정력에 이만한 것이 없다는 구절과 함께 그 효능이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닌 보양식이다.


건강 Tip 용봉탕의 재료 중 하나인 자라는 피를 삭히고 음기를 북돋아 허한 기를 채워주고 뭉친 곳을 풀어준다.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 만성감염, 간경화 등에 좋다.
여행 Tip 한의학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의약박물관에서는 무료 건강검진도 받아볼 수 있다. 그밖에 제기동 약령시장, 보제원, 경동시장 광성상가 등.
맛집 Tip 동강 민물매운탕

백숙의 원조! 닭죽골목을 찾아라
경기도 성남시 단대동

백숙의 유래가 남한산성 아래의 성남 단대동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가파른 산에서 토종닭을 기르다 보니 닭이 빠른 시간 안에 익지 않아, 마늘, 인삼, 대추, 밤 등을 함께 넣어 3~4시간 푹 고아낸 것이 백숙요리의 시작. 오랜 시간 끓여야 하는 만큼 산에 올라갈 때 미리 주문을 받았다가 내려오는 등산객에게 맛을 보였는데, 그 깊은 맛이 널리 퍼졌다. 이러한 유래를 따라 현재까지도 성남 단대동에는 닭죽집이 20여 개 정도 옹기종기 모여 있어 ‘닭죽촌’, 혹은 ‘닭죽마을’로도 불린다. 식당 대부분이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니 어느 곳에 문을 열고 들어가도 맛에 대해서 절대 실망할 일이 없다고.


건강 Tip 닭은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며 그중에서도 필수아미노산이 많고 불포화지방산의 비율이 높아 콜레스테롤 걱정을 상대적으로 덜 해도 된다. 또한 피를 보충하는 작용이 있어 체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여행 Tip 모두 다섯 가지 코스로 나뉜 남한산성 둘레길은 사시사철 여행객들의 인기 장소. 가볍게 등반을 즐기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밖에 야경이 아름다운 남한산성 서문, 은행자연관찰원 등.
맛집 Tip 장마담집, 복골별장집


PART 2. 전라도
먹는 순간 기운이 펄펄 나는 ‘나주곰탕’
전라남도 나주

영산강이 굽이굽이 장관을 연출하는 청정자연의 도시 나주. 조선시대엔 곡창인 호남의 상징으로 ‘작은 개경’이라 불리기도 했다. 옛날의 번영을 간직한 고장인 만큼 나주에는 각종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중에서도 나주곰탕은 나주의 ‘3대 별미’ 중 하나로 꼽히는 대표음식이다. 곰탕은 나주 읍성 내 5일장을 찾는 장돌뱅이들과 주변 고을에서 장을 보러 온 백성에게 국밥을 팔던 것에서 유래했다. 보통 뿌연 색을 띠는 일반 곰탕과 달리 국물이 말갛다. 이는 소의 뼈를 우려내는 일반 곰탕과는 달리 양지나 사태 등의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곰탕의 인기가 높아 아예 골목이 형성됐다. ‘금성관’이라는 나주객사 바로 앞에 곰탕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구수한 내음을 풍기고 있다.


건강 Tip 오랜 시간 고아내는 과정에서 국물 속에 칼슘과 인이 풍부하게 녹아나고 여기에 생파를 곁들여 비타민도 보충하기 때문에 영양 면에서 우수하다.
여행 Tip 나주의 대표 체험코스로 자리 잡은 영산강 황포돛배. 10㎞ 운항거리에 약 50분 정도의 소요시간은 영산강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류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밖에 메타세콰이어의 길, 천연염색체험관 등.
맛집 Tip 노안집, 하얀집, 황순옥

섬진강이 길러낸 추어탕의 본거지
전라북도 남원

남원 하면 저절로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싱싱한 미꾸라지를 넣어 끓인 추어탕. 지리산 자락을 휘감아 도는 섬진강에 미꾸리와 미꾸라지가 많았기 때문에 남원은 자연스레 추어탕의 본고장이 될 수 있었다. 그 맛이 전국으로 퍼져 이제는 남원추어탕이 일반명사화 됐을 정도. 남원추어탕에는 섬진강에서 기른 미꾸라지는 물론 지리산 자락에서 공수한 우거지, 들깨, 부추 등의 건강한 식재료가 들어간다. 팔딱팔딱 뛰는 미꾸라지에 부재료를 넣고 3시간가량 푹 우려내는 방식으로 끓여내는 추어탕 한 그릇. 그 진정한 맛의 깊이는 오직 남원을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다고.


건강 Tip 추어탕에 들어가는 미꾸라지는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 비타민 A·B·D가 풍부해 자양강장, 피부 미용에 좋고 성장 발달에 도움을 준다.
여행 Tip 우리나라 4대 누각의 한 곳인 광한루는 남원을 방문했다면 필히 방문해야 할 놓치기 아쉬운 관광명소다. 그밖에 춘향테마파크, 터널분수다리, 오작교 등.
맛집 Tip 백운호수 남원추어탕, 춘향골 남원추어탕

갯장어로 만든 ‘하모유비끼’
전라남도 여수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전남 여수는 아름다운 노래가 절로 흘러나오는 장소인가 하면 입이 즐거운 맛의 고장이기도 하다. ‘여수 10미(味)’라 하여 이 지역의 대표적인 음식을 나열하면 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산해진미가 가득한 곳. 그중에서도 7월이면 제철을 맞는 갯장어는 영양만점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갯장어는 겨우내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서 지내다가 봄이 되면 여수, 고흥, 남해 일대 연안으로 이동하는데, 산란기인 6월부터 8월까지 갯장어 잡이가 절정을 이룬다. 아무것이나 잘 문다는 뜻의 일본어에서 유래해 산지에선 ‘하모’로 불리기도 한다. 여수 해안가에 가면 ‘하모유비끼’라는 메뉴를 볼 수 있는데, 갯장어를 이용한 샤브샤브 요리다. 촘촘히 박힌 가시 때문에 마리당 130여 번의 칼질이 필요할 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고. ‘갯장어 한 마리면 열 장어 부럽지 않다’고 말할 정도라고 하니 여름철 여수를 방문한다면 꼭 먹어봐야 할 보양식.


건강 Tip 미꾸라지를 능가하는 스태미나 식품으로 손꼽히는 것이 갯장어이다. 불포화지방산과 DHA가 풍부하고 단백질이 많아 민간에서는 허약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쓴다.
여행 Tip 여수 밤바다 하면 생각나는 돌산공원.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돌산대교와 마치 UFO처럼 조명을 설치해놓은 장군도 등 이곳에 가면 형형색색 여수의 밤을 즐길 수 있다. 그밖에 고소동 벽화마을, 오동도, 여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빅오(Big-O)쇼 등.
맛집 Tip 당머리첫집, 빠지마을횟집
PART 3. 경상도
지리산의 정기를 한입에! 한우 암소 떡갈비
경상남도 산청 시청면


 
‘덕을 쌓을 수 있는 땅’이라 하여 덕산으로 더 많이 불리는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의 절반 이상이 경상남도에 위치해 있는데, 그중에서도 산청군은 지리산의 40%가 위치한 중심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는 동의보감의 근간이 된 곳으로,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한방약초의 본고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여름철이면 지리산의 시원한 계곡을 찾아온 피서객들 사이에서 이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보양식이 인기를 끈다. 바로 지리산 한방약초만 먹고 자란 한우 암소 떡갈비. 주로 단품보다 정식메뉴로 판매하는데 떡갈비와 함께 산나물로 만든 20여 가지의 반찬들도 인기다. 건강한 식재료로 가득 찬 밥상을 보면 먹기도 전 몸이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건강 Tip 한우에는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 철분 등 우수한 영양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하루에 90g만 먹어도 단백질, 아연, 비타민의 하루 섭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다.
여행 Tip 중산리 계곡은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의 주맥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모여서 이루어진 계곡으로 수심이 적당해 물놀이하기 최적의 장소다. 그밖에 한방자연휴양림, 경호강 래프팅 체험, 동의보감촌 등.
맛집 Tip 보현식육식당, 돌담

통영의 바다가 만들어낸 ‘굴해물밥상’
경상남도 통영


 
“통영에 가서 돈 자랑 하지 마라”라는 옛말이 있다. 해산물이 사시사철 넘치도록 풍성해 이곳 어민들은 그날그날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어 생긴 말이다. 실제 해산물을 취급하는 수협만 해도 7곳이 넘을 정도이니 바닷사람들에겐 말 그대로 축복받은 땅이라 불린다.
그중에서도 굴은 80%가 이곳 통영에서 생산될 정도로 풍부하다. 그만큼 싱싱한 굴을 먹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인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싱싱한 굴을 활용해 한상 가득 다양한 음식을 차려내는 ‘굴해물밥상’은 통영을 방문한 이들에게는 반드시 먹고 가는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생굴회, 굴전, 굴튀김, 굴삼합, 굴무침…’ 눈앞에 차려진 밥상은 화려함의 극치다. 재료가 좋으니 맛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껏 바다를 머금은 생굴회는 향긋하고, 그 신선한 굴을 통째로 튀긴 굴튀김은 고소하다. 굴전은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건강 Tip ‘바다의 우유’,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굴. 굴에는 보통 음식에 적게 들어 있는 무기염류성분인 아연, 셀레늄, 철분, 칼슘은 물론 비타민 A와 비타민 D도 풍부하다.
여행 Tip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 한려수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가족들과 특별한 추억 그리고 멋진 기념사진을 남기기 안성맞춤이다. 그밖에 외도, 미래사 편백나무숲, 삼칭어 자전거길 등.
맛집 Tip 통영굴해물밥상, 대풍관, 갯내음식당

기를 세우고 복을 부르는 ‘잉어찜’
경상북도 구미


 
구미의 낙동강은 오랜 세월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곳이다. 삼국의 문물이 오가는 길목이 구미의 낙동강이었기에 예로부터 구미에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나루가 많았고, 나루를 통해 드나드는 길손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이 발달했다. 잉어찜이 대표적이다. 뱃전에 뛰어오를 정도로 ‘잉어천지’였던 구미는, 나루를 중심으로 지역의 특성에 맞는 음식을 개발해 지금까지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잉어 꿈을 꾸면 아들을 낳고, 관직에 있는 사람은 크게 출세하며, 사업가는 사업이 번창한다고 입에서 입을 통해 전해져 중요한 시기를 앞둔 사람에게 대접하는 보양식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원래 여름철 허한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먹었지만 지금은 요릿집을 통해 사시사철 잉어찜을 먹을 수 있다.
건강 Tip 임금님의 물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고단백, 저지방 음식으로 칼슘, 비타민, 아미노산 등 풍부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어 임산부에게 탁월한 효과가 있다.
여행 Tip 구미 직지사는 대웅전, 석조약사여래좌상 등 많은 문화재와 100여 동의 건물이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아이와 산책하기 좋고, 등반 코스로도 제격이다. 그밖에 한밤돌담마을,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금호강 오리배 등.
맛집 Tip 대구식당, 강정식당

짭조름한 남해의 멸치를 맛보다
남해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하고 깊은 남쪽 끝 바다. 남해를 방문하면 거칠 것이 없는 바다에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맛볼 수 있다. 그 푸르고 깊은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싱싱한 해산물. 여름철 남해를 방문한다면 6월부터 반드시 맛봐야 할 것은 이 시기에 살이 통통하게 오른 멸치다. 남해 본섬과 창선도 사이 지족마을에서 멸치를 잡기 시작한 것은 550년 전, 조성 예종 때부터로 오랜 역사와 함께 각종 멸치요리들이 이곳에서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여행객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대표메뉴는 멸치 쌈밥. 바다에서 막 잡아 올린 멸치를 빙장한 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절반으로 쪼개 양념과 함께 멸치를 조려 상추와 깻잎 등과 함께 싸 먹는 음식이다. 짭조름하게 간이 된 멸치를 한입 싸서 먹으면 입 안 가득 남해의 향이 퍼지는 듯하다.
건강 Tip 멸치에는 DHA와 칼슘, 타우린이 함유돼 있다. DHA 성분은 기억력과 뇌세포 활성에 도움을 주고 타우린 성분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여행 Tip 남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보리암은 여행을 시작할 때 혹은 마무리하고 돌아갈 때 꼭 들러야 하는 추천명소다. 그밖에 독일마을, 다랭이마을, 바람흔적미술관 등.
맛집 Tip 미조식당, 배가네 멸치쌈밥

PART 4. 강원도

성게가 제철
강원도 고성 초도항


 
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한 고성 초도항은 동해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해 있다. 이곳의 7월은 제철을 맞은 성게잡이로 한창인데, 그 맛을 보기 위해 일부러 초도항을 찾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에선 제주도, 거제도, 강원도 동해안 등지가 성게 주산지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강원도는 가장 맛 좋은 성게를 맛볼 수 있는 최대 주산지이다. 성게의 먹잇감이 되는 미역과 다시마가 풍부한 청정해역이 형성돼 있는 덕이다. 성게의 경우 알이 노랗고 달달한 것을 최고의 가치를 매겨 판매하는데, 이 초도항에 가면 샛노란 성게를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반으로 쪼개 알을 발라 먹는 것은 기본, 각종 채소와 함께 비벼 먹는 성게비빔밥과 성게와 미역을 함께 넣어 끓인 성게미역국까지 두루 즐겨볼 수 있다.
건강 Tip 성게알은 단백질, 비타민, 철분까지 두루 함유된 완전식품. 흡수가 빨라 피로를 회복하는 데 좋고 효소 덕에 알코올 분해 효능도 있다.
여행 Tip 7월 중순까지 고성 하늬라벤더 팜을 방문하면 만발한 보라색 라벤더를 감상할 수 있다. 4만㎡의 농장이 보라색 라벤더로 물들어 마을 전체에 진한 향이 가득하다. 그밖에 공룡엑스포, 김일성 별장, 철새관망대 등.
맛집 Tip 금강산도식후경횟집, 부부횟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