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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이다

고재순 2022. 11. 18. 13:29
우리는 말이다/용혜원


친구야!
적어도 우리는 말이다
그래도 남과는 다르다고 자처했지
생각이 다르고 이상이 다르다고.

어깨에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가슴은 넓다고 생각했다
우리에게 비쳐오는 태양은
언제나 찬란하리라 생각했다.

연극 연습을 밤새도록 하고
새벽 광화문 네거리를 질주하면서
이 세상을 살아갈 자신을 얻었다.


친구야!
지금 우리는 말이다
사람들 틈새에 끼어 똑같지 않나
우리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외쳤던 너도
너의 울타리에 갇혀 있고
우리는 이상이 있다고 소리쳤던 나도
나의 새장에 갇혀
모두 다 태양을 바라볼 시간이 없구나.

친구야!
우리 시간을 내보자
태양 빛 한 번 실컷 쏘여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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