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주 농부 한원식 선생의 자연(천연)농법과 땅 이야기
한원식 선생은 순천 승주의 3000평 산밭에서 퇴비를 만들지 않고, 작물도 팔지 않으며 농사를 짓고 있다. 30년간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은 그의 땅과 농사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다.
생명, 즉 자신이 키운 작물을 사고파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땅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한원식 선생의 다음과 같은 말은 그의 땅과
농사 철학을 온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미 땅은 곡식이 자라도록 준비되어 있어. 땅은 당겨주고 뿌리는 뻗지. 지난해 죽은 풀뿌리들이 숨구멍을 만들어 놓고, 지렁이와 미생물은 숨통 트이게 하는 거야. 농사는 자연의 순환에 맡기는 일이지. 땅을 갈아엎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야. 풀이 자라면 낫으로 생장점만 잘라주지. 땅 속 모듬살이를 해치지 않도록 뿌리째 뽑거나 땅을 뒤집는 호미질은 하지 않아.”
이근이: 오면서 보니 다랑이논이 많던데, 농사 규모가 클 수가 없겠어요.
한원식: 내가 농사짓는 다랑이논이 만든 지 150년 된 땅이지. 전부 3,000평 정도 짓는데, 논은 500평, 나머지는 논을 밭으로 쓰지.
이: 3,000평을 두 분이 짓는다고요? 기계도 안 쓰실 거 아니에요.
한: 올해는 예초기 좀 썼어.
이: 천연(자연)농법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한: 배추 농사짓다가 배추 통해서. 배추 밭에 물이 찼는데, 밭을 갈아서 심은 배추는 죽어버리고 밭을 갈지 않고 심은 배추는 잘 자라는 거야. 그때부터 자연농법을 했으니까 30년 됐지. 그 다음해부터 밥을 사고팔지 않는 삶을 살기 시작했고. 29년 됐어.
이: 선생님 고향은 어디인지요?
한: 충남 공주. 고향을 떠나게 된 게 자연농업 터득하면서. 그전엔 관행농 하다가, 유기농 하다가, 자연농을 하게 됐지. 이렇게 산속으로 온 건 좋은 자리 찾아서 들어온 게 아니야. 나는 늘 안 좋은 곳에서 자연농을 했어. 좋은 곳에서는 돈이 들어가니 내가 발붙일 곳이 없어. 땅값도 비싸고. 고향을 떠난 것도 내 땅 없이 농사를 지었는데 돈을 안 버니까 세를 못 주잖아. 그런데 여기는 그 반대지. 이 집도 공짜로 지내고 있고.
이: 선생님이 여기 오기 전에 그 전 분들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 안 했겠어요.
한: 아니, 사용했지. 그런데 내가 왔을 때 한 12년 묵어 있었어.
이: 그렇게 오래 묵었으면 그전에 사용한 화학비료 같은 건 자연적으로 퇴비화되었네요.
한: 자연농은 상관없어. 땅은 좋고 나쁜 게 없어.
이: 그렇지만 망친 땅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화학비료나 농약으로 황폐화된 땅은 새롭게 일구어야 하잖아요.
한: 상관없어. 땅이 어떤 상태든지 작물이 적응을 하니까. 공해 문제가 첫 번째가 아니라 바르지 못한 문제가 첫 번째야. ‘이 땅이 나에게 무엇을 주시느냐’로 가야지 ‘이 땅에 무엇을 심어 먹느냐’로 가면 모순이지. 오염됐으면 오염된 대로. 땅을 살리기는 어떻게 살려. 땅은 이미 살아 있는데, 말부터 잘못된 말이지. 땅이 왜 죽어? 땅은 안 죽지. 땅이 산성화되면 산성화된 땅에 맞는 그런 생명이 오시잖아. 습지는 습지의 생명이 오시지, 메마른 데는 메마른 생명이 오시지. 우리가 순응해가야 되지. 흔히 자급자족을 말하는데, 이게 잘못된 말이야. 자급이면 자급이고 자족이면 자족이지. 말을 따로 써야 돼. 자급이란 말은 이룬다는 뜻이고, 자족이란 것은 절로 된다는 뜻이야. 인간이 망쳤으면 망친 대로 스스로 가는 길로 바르게 시작하면 문제가 없어. 또 요즘 생명농업이라고 하는데 거래가 들어가면 생명농업이 아니야. 나눔이 돼야지. 농업인이 아니라 농사꾼이 돼야지. 자연농이라도 농업인이 있어.
이: 그럼, 농부라는 말은요?
한: 농부하고 농업인은 다르지. 농부는 농사꾼을 높인 말이야. 밥을 나눔으로 대할 때에만 농부라고 할 수 있지. 농업인들이 이 땅이 내게 무엇을 주시느냐고 가지 않고, 내가 이 땅에 무엇을 심느냐로 가잖아. 나눔의 바탕이 완전히 상실됐지. 아주 농사짓는 사람들이 장사꾼의 바탕을 깔고 가니까 참, 내가 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아프지. 세상의 구조가 우리 뼛속 깊숙이 파고 들어와서 헤어 나오기가 힘들지.
이: 선생님은 섬김, 나눔,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짓고 노동을 하시는 거네요.
한: 나는 해뜨기 전부터 해질 때까지 극진하게 일해. 그랬을 적에 일이 고통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일이 놀이가 돼. 나눔으로 가니까 놀이가 되지.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놀이가 아니라 게임을 하고 있잖아. 게임과 놀이는 달라. 게임은 싫증나고 놀이는 싫증 안 나지.
이: 자연농법에서는 밭에 씨를 뿌리기 전에 어떻게 관리해 주시는지요?
한: 김매고, 씨 뿌릴 정도로 골은 내주고 씨를 뿌리지. 그 위에 흙 덮어주고. 호미질도 될 수 있는 한 땅을 뒤엎지 않을 정도만 해주지.
이: 땅에 유기물이라든가 따로 퇴비는 안 하시나요?
한: 퇴비는 안 하지. 변소에서 나오는 것만 처리를 해야 하니까 뿌려 주는 정도지.
이: 그럼, 고추처럼 소위 다비성 작물은 키우기 힘들지 않나요?
한: 고추는 다비성이 아니지. 거름하면 안 돼. 땅이 걸면 탄저병 오지.
이: 더 많이 수확하려고 거름하고, 거름하면 병이 오고, 악순환이네요.
한: 그러니까 땅이 내게 어떻게 주시느냐로 가야지. 거른 땅에 고추 심으면 안 되지.
이: 몇 가지 작물을 심으세요?
한: 무엇을 안 심느냐고 물어봐야지. 올해는 양배추 씨를 받아놓은 게 없어서 못 심었어. 웬만한 작물은 다 심은 거 같아. 지금 이 밥에 한 열다섯 가지 들어갔어. 벼, 밀, 찰보리, 메보리, 콩, 팥, 수수, 옥수수, 기장, 율무, 차조, 메조, 차수수, 메수수.
이: 수확량이 꽤 될 텐데, 사고팔지 않으니 먹고 남는 건 어떻게 하시는지요?
한: 아픈 사람들 나눠 주지. 주로 암환자들인데, 만남이 되는 대로 나눠 주지. 그리고 우리 집에 찾아오는 손님들 맞이하면서 나눠 먹고.
이: 선생님 밭에서 돌려짓기하는 원칙 있으세요?
한: 특별한 원칙은 없지. 굳이 순서를 말하라면 한 자리에 밀, 보리 심고, 다음해 배추 심고, 다음해 고추 심고, 다음해 땅콩 심고, 그렇게 한 바퀴 도는 데 5년 걸리지.
이: 땅콩은 콩류가 땅에 질소질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심는 거죠?
한: 그렇지. 땅이 걸면 옥수수를 심어서 거름기를 빼고 고추를 심어. 걸지 않은 곳은 콩을 심어서 거름기를 보충하고.
이: 퇴비를 안 하는데, 땅이 걸다 안 걸다를 어떻게 아시는지요?
한: 농사 지어봐야 알지. 작물이 잘 되는 건 땅심이 깊으냐, 깊지 않느냐에 따라서 가뭄을 많이 타기도 하고 타지 않기도 하지. 또 땅의 구조가 살이 많으냐, 살이 얕느냐 여기서 좌우되지. 예를 들어 물 빠짐이 덜 되는 땅은 걸지. 작물은 거의 물이 길러내는 거야.
이: 물과 땅의 관계를 잘 알아야겠네요.
한: 그럼.
이: 여기는 거의 천수답 형태 같은데, 비가 안 오면 물대기가 힘들지 않나요?
한: 아니지. 일년 내내 솟아나는 물이 있어. 그런데 물이 차서 벼농사 하기는 안 좋지.
이: 그래서 물길을 멀리 돌려서 쓴다고도 하던데.
한: 그런 거 없어. 새벽에 논물이 차갑게 식었을 때 얼른 물을 대서 해가 뜨면 따뜻하게 데워지는 원리를 그냥 이용해. 땅을 안 가니까 논은 물 빠짐이 심하지. 물을 오래 가둬두기 위해 논 두둑은 찰흙으로 막지. 또 예초기로 논바닥을 한 번 훑고 지나가면 흙탕물이 생기니까 풀은 제거되고 물도 가둬져. 흙탕물이 틈새를 메워주는 거야. 밭은 1m 80cm로 두둑 지어놓으면 물을 가둘 수 있고.
이: 보통 1m 20cm로 하는데, 1m 80cm면 꽤 넓은데요.
한: 물 빠짐이 심한 땅이니까, 거기 맞춰서 달라지는 거야. 나는 인위적으로 땅을 갈아엎지 않지만 만약 땅을 깊이 갈려면 밀, 보리처럼 뿌리가 깊이 내리는 작물을 심으면 되지. 옥수수를 심으면 땅의 통로를 굉장히 크게 만들지. 콩은 땅을 굉장히 부드럽게 만들고. 사실 땅을 부드럽게 하는 건 습기야. 그러니까 땅과 물의 관계를 잘 알아야 농사가 잘되지.
이: 보통 땅을 간다고 할 때 지렁이도 좋은 일꾼이잖아요.
한: 난 지렁이는 별로야. 지렁이 많으면 두더지 많아서 힘들어. 두더지 많으면 쥐가 또 많아지고. 여기 산속에는 쥐들이 파, 양파까지 다 먹어. 그러니 땅콩, 고구마는 남기지를 않아. 작년엔 쥐가 다 먹어서 고구마를 캐지 못했어. 고구마는 퇴비하면 안 돼. 고구마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해야 돼.
이: 기후변화가 갈수록 문제잖아요. 농사지으면서 누구보다 먼저 피부로 느껴지시지요?
한: 상관없어. 올해 햇볕이 안 좋았잖아. 그 안 좋은 게 벼농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거야. 거름을 했을 때 상관관계가 이뤄지지. 걸었을 때 벼 잎은 흡수 능력이 떨어져. 그런데 거름을 안 하면 빛이 없어도 흡수 능력이 높아지거든. 그러니까 생명이 펼쳐지고 자정 능력이 더 이루어지는 거야.
이: 어느 땅에 가서도 선생님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한: 그럼. 그게 땅의 본래 모습이란 말이야. 땅을 분류하면 안 되지. 그리고 땅을 살린다는 말도 성립이 안 되지. 시장의 논리에 맞는 감 종자를 여기 땅에 심는다고 해봐. 그러면 땅을 살려야 된다는 논리가 나오지. 내가 갖고 있는 벼 종자가 50가지는 돼. 지금 진흥청에서는 화학비료를 줘야 하는 종자를 찾아내서 농민한테 보급하는 거고, 나는 전혀 거름하지 않고 되는 종자를 해마다 심어보면서 찾아내는 거야. 이 땅은 햇빛이 짧고 물이 차가운데, 그러면 벼 종자가 땅에 맞춰 가는 거야. 땅은 그대로 있잖아. 벼 종자는 움직이는 거고. 움직이는 게 바뀌어야지, 땅이 어떻게 바뀌어. 이 땅에 맞으면 번식이 이뤄지고 안 맞으면 자기 맞는 곳으로 가야만 되고. 거름 안 해도, 햇빛이 적어도 되는 종자가 생명을 펼치기 위해서 이뤄진다는 거야.
이: 그럼, 여기 땅에서 나는 종자를 매년 채종하시면서 가장 잘 적응한 종자를 찾아내는 거네요.
한: 그래야지. 없는 것은 구해 오지만 계속 여기서 반복해서 심어보면 이 땅에 맞는 종자가 나오는 거야.
이: 그러다 보면 기후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씨앗도 적응을 해서 나오겠어요.
한: 적응하는 종자가 또 나오지. 여기서 교배가 되면 새로운 종자가 나오는데, 그 새로운 종자는 거름을 줘도 되는 종자, 거름을 안 줘도 되는 종자, 수없는 종자가 다 나와. 그럼, 이 땅이 무엇을 주시느냐고 가는 그런 종자를 여기에 모셔야지. 완두콩 개량 종자는 여기가 추워서 안 맞아. 토종 완두콩 종자는 추위에 강해서 여기서도 겨울을 나지. 아무리 수확이 많아도 개량종은 여기 심으면 죽어 버리니 수확을 전혀 할 수 없지. 반대로 저 아래에서는 얼어 죽지 않으니까 토종을 심을 필요 없지. 토종이라고 다 좋은 건 아닌데 사람들은 토종만을 고집하거든. 농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질이 좌우되는 거지, 토종이 질을 좋게 하는 건 아니야. 토종이라고 해도 거름을 많이 하면 빛을 받는 능력이 떨어져서 쭉정이가 나오고, 개량종이라도 거름 안 하면 빛을 받는 능력이 돼서 열매를 튼실히 맺지. 거름이 넘치면 일을 안 해. 모든 씨앗은 떨어지면 뿌리가 생겨. 거름이 없으면 뿌리가 일을 잘하잖아. 깊이 내리잖아. 깊이 내리니까 땅 속의 모든 생명을 모두 흡수해. 누구는 사람이 갖고 있는 씨앗은 야생을 잃었다, 이런 착각을 하거든. 씨앗은 야생을 안 잃어. 사람이 야생으로 못 가게 하는 거지. 개량종이든, 외국 씨앗이든, 모든 씨앗은 본래의 모습이 있지. 내가 잣 묘목을 몇 그루 키우고 있는데, 국산 잣을 여러 번 심었지만 싹이 안 나서 결국 중국산 잣을 심었더니 싹이 났거든. 여기 땅에 맞는 종자를 모시면 되는 거야.
이: GMO 종자도요?
한: 그럼. 벼를 심으면 씨앗이 나고 자라나잖아. 개량종은 안 자라나? 자라는 자체가 야생이란 말이야. 땅이 스스로 뿌리가 들어가게끔 갖춰져 있는 거야. 이미 뭇 생명이 나눔의 바탕이 되기 위해서 어디서든 적응해서 펼쳐져 나온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유기농은 펼쳐지지 못한다는 말이지. 땅을 살린다는 말 자체가 펼쳐지는 걸 못 봤다는 거야. 실은 펼쳐지지 못하는 농사잖아. 시장원리에 맞춰야 하니까.
이: 세상엔 이런 농부도 있고, 저런 농부도 있고, 공존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한: 공존은 공존인데, 고통의 공존이지.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아니잖아. 나만 행복하면 안 되잖아. 모두가 행복해야지. 남을 착취하지 말고.
이: 유기농을 하든 자연농을 하든 거래를 하는 순간 땅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네요.
한: 나는 누구를 비판하자는 건 아니지. 바탕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알고, 참으로 가자는 말이야. 참으로 가야만 나도 살고 모두가 살 수 있다는 거야. 모두가 나처럼 세상에서 벗어나란 말은 아니야.
이: 선생님 얘기 들으면 원래 처음으로 돌아가자는 얘기 같아요. 인간이 처음 곡식을 재배했던 때처럼.
한: 그렇지. 내가 고향의 삶이 아니고 본향의 삶이라고 하잖아.
이: 결국에 농부는 순응하는 사람이 돼야 하네요.
한: 땅과 같이 놀아야지. 우리는 갖춰진 이 땅에 초대돼 왔어. 갖춰진 잔치 집에 초대됐는데 놀아야지.
전남 승주에서 자연농법과 자연의학을 실천하는 한원식 선생이다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전남 승주에서 자연농법과 자연의학을 실천하는 한원식 선생이다.
나로서는 그동안 말로만 듣던 분이라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우리 집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인사를 나눌 틈도 없이 한선생은 하고 싶은 요점을 꺼낸다.
“이 동네 분들과 자연농법과 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갑자기 방문한 걸음이라 이웃들에게 연락하기가 어려웠다. 대신에 아내와 나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은 30살 무렵부터 자연농법을 실천해왔으니 얼추 30년 가까운 세월을 자연과 더불어 산 셈이다. 자연에 산다는 건 일년 아니 하루를 살아도 보고 배우는 게 있다. 그리고 그 배움은 자신만의 세계를 갖는다. 누구든 자연에서 보낸 경험이 있다면 귀 기울이면 배우는 바가 있다. 그러니 한선생은 30년 세월의 무게만큼 이야기도 새롭다. 기계를 안 쓰는 자연농법으로 농사도 9만 제곱미터(대략 3000평) 짓는다. 이 가운데 벼농사도 두 마지기 정도를 자연농법을 짓는다. 두 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몇 가지만 간추려 본다.
첫째 ‘참’을 강조한다. 거짓이나 꾸밈이 없어야 한다는 거다. 병이란 없는 것이며, 꾸밈이며 거짓에 불과하다. 그는 병 대신에 ‘앓이’라는 말을 쓴다. 배앓이, 속앓이에 앓이. 앓이는 ‘알다’에서 나온 말이란다. 자기 몸이 스스로 알아서 아픈 거니까 앓이가 된다. 병이라 보면 참을 못보고 자꾸 아픈 걸 몰아내려고 하지 왜 아픈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니 ‘앓이’를 통해 우리 몸을 알 수 있으니 ‘앓이’조차 잘 모셔야 한다. 아픈 사람이 참에 이르자면 단식을 중요하단다. 몸이 불편하다면 먹지 않아야 한다. 그 단적인 보기로 선생의 장모 이야기를 했다.
연세가 여든이 넘은 장모가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태로 사위집에 왔다.
“그 몸으로 어찌 살아요? 굶으세요.”
심지어 몸이 제대로 말을 안 듣는다면 죽어라는 말까지 했단다. 장모는 사위를 믿고 굶기 시작. 닷새를 굶으면서 다리가 정상이 되고 다른 지병도 나았단다. 그러면서 식욕도 살아나 뭐든 맛나다고 한단다. 지금은 농사일을 아주 열심히 할 만큼 건강해졌단다. 한선생 역시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 머리카락만 희끗하지 그 외는 젊어 보인다. 몸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얼굴은 맑다. 그래서인지 그이 말이 더 설득력이 있다.
한선생은 ‘참’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게 먹고, 오래 천천히 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누구나 오래 씹어야 한다는 말을 하지만 그 근거가 약하다. 한 선생은 위산과 침샘의 화학성분으로 설명을 했다. 위산은 강한 산성인데 침은 중성이다. 소화가 잘 되자면 충분히 씹어 침샘을 많이 위로 보내주어야 음식이 잘 중화가 되어 소화가 잘 되고 덩달아 힘도 잘 솟아난단다. 이 부분은 보다 더 공부해볼 부분이겠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침에는 탄수화물을 녹이는 소화효소가 있는데 이는 중성에서만 작용을 한단다. 그러니까 위로 넘어가기 전에 입안에서도 충분히 소화가 되는 과정이 있다. 이래저래 침이 중요하다. 소화는 기본, 면역력을 높여주고, 해독 작용도 한다. 또한 침은 Ph 6.5~6.9 정도의 중성에 가깝고, 위산은 pH2 에 가까운 강산이다. )
침이 잘 나오게 하자면 씹는 횟수도 100번이 넘어 130-40번을 강조한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야말로 밥 모심 아닌가.
밥에 대한 그이 생각도 재미있다. 모든 음식을 다 밥으로 생각한다. 무나 과일 또는 먹는 풀 하나하나 다 밥으로 여긴다. 여기서 밥은 바로 몸이 되는 음식이다. 그러면서도 밥상에는 음식 가짓수를 있는 대로 많이 올린다. 올릴 수 있는 음식이 스무 가지가 되면 그 모두 다. 말하자면 밥상이 잔치가 된다. 그렇다고 과식을 하자는 건 아니다. 만일 과일을 많이 먹으면 밥을 두 세 술 먹기도 하고, 밥을 더 먹으면 다른 음식을 조금 먹기도 한다. 소박함이 주는 풍성함이다. 억지로 하는 풍성함이 아닌 자연스런 풍요.
오래 씹으면 소식도 저절로 된다. 오래 씹어 삼키면 밥 한 술 목구멍으로 넘기는 순간 위에 밥이 차는 걸 느낄 수 있단다. 소식小食은 양의 문제 이전에 시간의 문제 즉, 오래 씹느냐 안 씹느냐에 달려있다. 밥 한 술을 100번 이상 씹는다면 식사 시간이 한결 길어질 듯 하다.
한 선생은 하루 두 끼를 권장한다. 아점을 열 두 시쯤 먹고, 저녁은 해가 떨어질 무렵에 먹는다. 부인은 하루에 한 끼를 먹고도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을 한단다.
참 다음으로 그이가 강조한 건 일이다. 일하고 나서 밥을 먹어야 한단다. 일을 무리해서도 안 되지만 일을 안 하고 밥을 먹어서는 안 된다. 이는 내가 주장하는 거와 같다.
한선생 이야기를 듣고 또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서 내 생각이 하나 정리가 된다. 바로 ‘하나를 잘 하면 모든 걸 잘 한다’이다. 씹는 걸 잘하면 소화도 잘 되고, 소화가 잘 되니, 면역력이 높아 건강하다. 소화를 잘 시키니 모든 일에 의욕도 샘솟고, 힘도 잘 쓸 수 있다. 그러니 적게 먹어도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생각 역시 몸이 건강하면 밝고 건강하게 샘솟는다.
손님이 돌아가고 나자 그동안 가볍게 먹어오던 저녁을 먹지 않았다. 그러자 저녁 여덟시쯤 되니 배가 고프다. 좀만 기다려보자. 그랬더니 침이 자꾸 고인다. 침을 삼켰다. 침이 달다. 서서히 배고픔은 가셨다. 대신에 소변이 자주 나온다. 먹은 거라고는 침 밖에 없는데 한 시간마다 오줌을 눈 거 같다. 내일부터 더 천천히 먹고 더 적게 먹는 실험을 해 볼 생각이다. 어쩌면 씹는 행위 자체도 넓은 뜻에서 요리 가운데 하나가 될지 모르겠다. 한선생과 만남은 내게 좋은 공부가 된 고마운 시간이었다
하루 2끼 식사에 반숙 현미잡곡밥 150번 씹는 한원식 농부
지리산 노고단 가는 길에 만난 한원식 농부.
골짜기를 따라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곳에
자연농법으로 쌀과 채소를 기르며 살아가는
한원식 선생을 만났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해 천 명에 이른다고 한다.
자연의 밥상으로 몸을 돌보라는 그의 말씀을 듣고자
먼 길을 마다하지 안하고 이곳을 찾아온다.
1998년에 이곳에 들어와 지금까지 땅을 일구며 살고 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 중의 오지.
하지만 70Wh 태양광 발전으로 라디오도 듣고 전등도 켠다.
통밀 땅콩 흑미 현미 옥수수 수수 율무 서리태…
한원식 농부의 밥은 현미 상태의 모든 곡류를 넣어 짓는다.
반숙 - 압력 밥솥 꼭지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뚜껑을 연다.
반숙은 변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발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여 선생이 가장 권하는 방식이다.
"밥 한 숟가락 입에 넣고 150번을 씹어라!"
밥을 빨리 먹으면 중화가 되지 않아 몸이 상하기 쉽고, 부족한 것처럼 느껴져 더 많이 먹게 된다는 것.
한 수저 밥을 입에 넣으면 숟가락을 상에 놓고 열심히 150번을 씹는다.
입 안에 들어간 밥알이 알알이 씹힌다. 20번을 씹으니 턱이 얼얼! 어떻게 150번을 ~
신기한 것은 씹을수록 밥의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밥이 이렇게 맛이 있을 줄이야!
한원식 농부의 밥상은 소박하며 푸짐하다.
손님을 맞이하느라 차린 푸짐한 밥상
정작 주인들은 하루 한 끼나 두 끼를 드신다.
손님 밥상을 차리느라 아침부터 불을 때며 반찬 장만을 한 농부의 부인은
점심 한 끼만 드신다.
오래된 습관이라 힘든 일을 해도 거뜬하다고 한다.
한원식 선생은 점심 저녁 두 끼만 드신다.
아침식사는 독이라고 여긴다.
아침은 음의 기운이 강한 시간이라 내보내는 때.
양의 극치인 오후부터 몸이 받아들이는 때.
하루 14~15시간 일을 하지만 전혀 힘들지 않은 천상 농삿군이라고 한다.
"아침 한 끼 밥을 안 해도 활용할 시간이 얼마나 많은지..."
도시의 가정 주부들이 가장 공감하는 말씀이었다.
한원식 농부를 만나고 돌아온 몇몇 착실한 학생들은
그날 이후 집안의 백미를 모두 먹어 치우고 현미 잡곡밥으로
하루 두 끼 150번 씹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자연건강회보에 소개 된 한원식 선생님 | ||||
탐방기-“참 농사꾼 자연치유가 한원식 선생님” 참 농사꾼, 진정한 자연치유가, 자연농법가 한원식 선생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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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건강회(회장 김정덕)에서 발행 하고 있는 자연건강 회보 2009년 10·11월호에 한 선생님 탐방 기사가 실려 소개 한다. 몇 군데 표현을 매끄럽게 수정한 것 빼고는 원문 그대로 옮겨 놓았다. 지난 두 달 동안 한 선생님과 함께 살면서 들은 말씀과 차이가 있는 부분은 ()를 이용 해서 내 의견을 보충 했다.> 땅을 갈지 않고 농약과 제초제 없는 자연 생태의 흐름에 따라 농사를 짓고 사는 분. 국내 처음으로 자연농법을 실천 하신 분. 수 백종의 토종 씨앗을 보존 하시는 분. 그리고 난치병 환자들이 끊이없이 찾아 가는 분. 한원식 선생님과의 인연은 10여년이 넘었지만 항상 산골 깊은 곳에 사시는 지라 찾아 뵙는 것이 쉽지 않았다. 미뤘던 탐방을 작심 하고 나섰는데 승주군을 지나 차량 네비게이션도 표시가 없는 이런 곳도 사람이 살고 있다니...라고 생각 하며 산길의 비탈길을 한참 올랐다. 한 쪽 바지단이 올라간 채 서둘러 밭에서 나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건네 주시던 선생님을 따라 초가집에 들어섰다. 수확철이라 여기저기 따스한 햇 빛에 밤, 대추, 옥수수, 버섯, 야생초 열매, 나물 등이 말려지고 있었다. 10여년을 살았지만 아직 주인을 알 수 없는 이 집에는 무소유의 삶 처럼 전기불 없는 방 안에서 촛불을 켜고 식사 준비가 되어 있었다. 밤, 콩, 율무, 통밀, 팥 등 열가지 이상 곡식의 반숙된 밥과 산골엔 없을 것 같은 세상에서 맛 볼 수 없는 진귀한 진수성찬.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건네니 “‘감사합니다’는 잘못된 말이다.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시작 된 ‘감사합니다’는 잘못된 말이다. ‘하늘과 같이 한다. 고루고루 맞이한다’라는 뜻의 ‘고맙습니다’가 옳은 말이다”라고 하신다.
“말도 사실의 말이 있고 꾸며지는 말이 있는데 말에서 풀지 못하면 삶을 풀기 힘들다”라고 말씀 하신다.
1. 선생님께선 자연농법가·천연치유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자연농법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린 시절 다섯 살부터 27살까지 여러 가지 앓이(질병)로 병원갈 돈이 없을 정도로 가난과 함께 살았는데 동네에 일본 의학부를 졸업 하고 농사를 짓는 의사분이 계셨단다. 치료차 다니면서 농사에 관한 여러 가지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18살에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는 가나안농군학교 설립자이신 김용기 장로님이 정신적 지주 이셨다고 한다. 한 손엔 성경을, 한 손엔 연장을... “앓이 중에서 가장 큰 앓이가 무엇인 줄 아는가? 아파 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거야. 난 말이야 위궤양과 밤새 가려운 아토피 같은 두드러기, 가난해 먹지도 못 하는데 치통이 치올라 올 때는 참 서러웠어”라고 한다. 관행농을 열심히 하셨지만 실패 하고, 넉넉하지 않은 까닭에 3년 간 서울에서 막노동을 하시면서 농사 밑천을 마련 하였다. 소 한 마리 값을 만들어 귀향 하여 비닐하우스 관행농법으로 농사도 잘 짓고 돈도 벌기 시작 했다. 그러던 중 유기농을 국내에 보급 하던 유달영 선생님께 유기농 교육을 받기 시작 했는데 그 당시 교육생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서른 살 이었다고 한다. 관행농에서 유기농으로 전환 하려면 점진적으로 농약을 줄여 나가면서 3~5년간 천천히 바꿔야 한다는 말에 어폐가 있다 라고 생각 했다. “사람이 먹는 음식인데 사람 몸에 나쁘다면 바로 농약을 주지 말아야지, 알면서도 줄여 간다는 것은 참 잘못이다”라고 생각 하고 바로 무농약을 실천 하셨다고 한다. 그러자 작황이 좋지 않아 시장에서 팔리지 않고 계속 빚을 내게 되고, 돈 벌이가 안 되어 빚이 산 더미처럼 쌓였다. 어느 해 빚을 갚기 위해 배추 농사를 지었는데 그 해에는 배추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콧노래를 불렀다 한다. 그 것도 잠시, 운이 안 닿는 건지 장마가 일찍 와 버리는 바람에 큰 물이 배추 밭을 다 휩쓸고 잠기게 되었다. 낙심을 하고 밭을 둘러 보다가 문드러진 배추 가운데 땅이 갈리지 않은 구석진 곳에 쓰러지지 않은 배추 한 포기가 있었다고 한다. “땅을 갈면 부드럽지만 자연의 질서를 어겨서 숨통이 막힌다. 땅을 갈지 않으면 숨통이 트이는 진리를 발견한 것이지.” 유기농 시작 3년 째인 32살에 배추의 숨통을 발견 하고 그 다음해부터는 땅을 갈지 않고 농사를 짓게 되니 배추 값이 싸서 잘 팔리지 않고 빚만 자꾸 늘어 갔다. 그러니 땅 값이 비싼데서 살 수 없으니 버려진 땅을 찾아서 이골 저골을 옮겨 다니다 이 곳에 정착한 지 10년이 되셨다. 지금은 이래저래 땅부자가 되셨단다.
2. 자연농법과 유기농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자연농법이란 땅을 갈지 않으며, 퇴비 하지 않고, 팔지 않고 나누는 것이다. 유기농도 농약은 않지만 밑천이 필요 하게 되어 돈 벌이로 전락 하게 된다. 자연농법은 밑천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며 밀, 보리, 벼 중심으로 모든 농사를 짓고 팔지도 않는다. 씨앗은 받아서 이용 하고 물을 대거나 할 때는 흙을 긁어 주어 둑을 다져 두는 방법을 이용 한다. 자연 상태에서 발아를 시키고 뿌리며 주위의 잡초를 이용 하여 농사를 짓는다. 벌레가 생긴다는 것은 거름기가 많다는 것이며 무엇도 첨가 하지 않을 때 벌레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자연 상태의 잡초는 뿌리가 깊게는 1m 20cm이상 까지도 내린다.
3. 현대인들은 경제적인 문제를 떠나서 살 수 없다고 합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지금까지 생활 해 오시는지요, 자녀분들은 어떻게 성장 하셨나요? 돈이 무엇인가? 허깨비다. 꾸민 것이다. 마음 속에 올 바르냐, 올 곧으냐를 알아 차려야 한다. 배추는 돈 벌이 이며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데서 벗어날 수 없다. 돈과 음식을 교환 하는 것은 잘못이다. 조건이 있는 것 이므로 조건이 없는 나눔의 사상, 즉 생명사상·생명 존중의 사상으로 살아야 한다. 밥을 사고 팔면 안 된다. 밥은 생명인데 무지는 참을 맞이 하지 않 듯 홀로 가야 한다. 이런 생각으로 처음에는 아이들도 학교에 보내지 않았지만 아이 어머니와 교육 문제와 타협 하게 되고, 숯가루를 만들어 목사님께 보급 하고 그 대신으로 학비를 보충 하여 어렵게 학교를 졸업 시켰다. 그 이외의 생활은 현재처럼 농사 짓고 나누는 삶으로 꾸려 가고 있다. 생활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지금은 농사 지을 땅도 있고, 뜻을 따르는 한 무리의 젊은이들도 있다고 한다.
4. 니시의학과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습니까?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유기농 교육을 받을 때 정진영 선생(현 유기농 연합회장)께서 아침밥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그 즉시 아침 밥을 먹지 않았고, 그 당시 기준성 선생님께 니시건강법 관련 책자와 부항 등을 소개 받게 되었다. 그 가운데 아침 먹지 않기, 모관운동, 글로뮈에 대한 내용, 각탕 등 자연건강회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5. 자연치유가로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떤 분들에게 어떤 치유법을 제시 하고 있으신지요? 질병을 숨통과 연결 하고, 굶고, 단식 하고, 스스로 사실로서 해결 하면 병은 낫는다. 자연농을 실천 하면서 자연건강법을 통해 수 십가지 앓이(질병)에 시달리던 내가 건강하게 되었다. 결혼 후 자식이 6~7살 때 뇌염이 걸렸지. 아이 어머니가 병원에 데리고 가지 않으면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우격다짐으로 병원에 입원 시켰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해열제를 주고 처치를 하지만 열이 내려 가지 않고 호전 되지 않았다. 의사한테 “당신 고칠 수 있느냐?” 내가 방법이 있다. 그러니 내 안 사람한테 당신 남편만 믿어라 한 말씀만 해 주라 하여 일주일 째 병원에 있던 아이를 집으로 데려 왔다고 한다. 4 시간마다 1번씩 총 3회의 각탕을 하여 생사의 기로에 있던 아이가 뇌염을 나았다고 한다. 지금부터 20여년 전의 일 이니... 작년에는 하루 1식을 하시며 16시간 이상 일을 놀이 삼아 하시는 사모님께서 지독한 근육통과 독감이 왔다고 한다. 장기 단식, 각탕을 번갈아 하는데도 쉽사리 낫지 않아 여러 요법을 통해 낳았는데 제3군 전염병 렙토스피라증 이었다 한다.(이 부분은 자연겅강회 측에서 한 선생님의 말씀을 잘 못 옮긴 것 같다. 10일 넘는 단식에도 낫지 않아 확인 해 보니 유행성출혈열 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각탕을 통해 해결 했다고 한 선생님이 말씀 하셨었다.) 요 근래는 시집간 딸이 있는데 병원 의사가 두 번 놀랐다고 한다. 임산부의 몸 무게가 전혀 늘어 나지 않는 것과 32세의 초산인데 무통분만으로 손 쉽게 자연분만을 하는 것을 특이한 일 이라 하였다. 임신 전 선생님의 뜻에 따라 단식과 순환단식을 반복 하고 소식을 한 덕택으로 아이는 현재 6개월 인데도 골격도 튼튼 하고 아주 건강 하다고 한다.
6. 선생님께서는 환자 분 들에게 순환단식을 권장 하신다는데 방법 좀 말씀 해 주시지요. 순환단식은 모든 환자에게 좋다. 하루 굶고 6일 밥 먹고, 하루 굶고 5일 밥 먹고...하루 굶고 하루 밥 먹고,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 가 하루 굶고 6일 밥 먹고...순환단식은 생활단식이다. 굶기 전 날은 식사량을 약간 줄이고 굶고 나서 첫 식사도 역시 소식을 한다. 밥을 모셔야 한다. 아픈 사람은 200번 씹고, 건강한 사람은 150번 씹어 먹는다. 허겁지겁 먹는 것을 고치고 소식을 하면 충분히 흡수 하도록 돕는다. 3년 전 78세이신 서울에서 사시던 장모님께서 관절염 등으로 움직이지를 못 하셔서 모시게 되셨단다. 다리를 못 쓰게 되셨으니 사시면 되겠느냐? 잡숴야 되겠느냐? 안 먹어야 된다, 하시면서 순환단식을 권장 하셨다. 3개월동안 순환단식을 하고 보름 있다가 스스로 6일 단식, 그 해 겨울엔 한 달간 과일식을 하셨단다. 지금은 3천평이 넘는 밭을 혼자 다 매실 정도로 하루 종일 일을 하는데 일 자체가 놀이가 되었다 한다. 조식폐지와 점심은 잡곡 반숙, 저녁은 과일 위주의 식생활을 하시면서도 한 여름에 피곤함을 전혀 느끼지 못 하는 건강한 체질이 되셨다 한다.
7. 선생님의 식사 방법 좀 소개 해 주시지요? 여러 가지 곡물로 밥을 하는데(잡곡 40~50%, 현미 50~60%), 콩과 쌀은 따로 일어 건지고 잡곡은 통밀, 팥, 통보리, 율무 등 딱딱한 것은 3시간 동안 담가 놓는다. 밥 앉힐 때 물이 쌀을 잠길 정도로 하고, 압력솥 추가 달랑 거리면 1분 30초 후 불을 끄고, 다시 1분 30초 지난 다음에 김을 빼고 휘 저어서 뜸이 안 들게 하는 것이 좋다. 뜸을 안 들이게 하는 반숙은 생식 보다 오히려 몸에 친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반찬은 여러 가지로 준비 하며, 과일과 채소 뿐만 아니라 생선과 멸치, 김, 미역 등 해초류도 포함 하고 있다. 식사 시간은 밥 먹고 수저를 놓고 충분히 씹은 다음 반찬을 먹는 식으로 하며, 보통 식사 시간은 40분에서 한 시간 가량 먹게 된다.
8. 인생을 잘 산다 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바르게 가는 것이다. 이 땅에서 온 것은 온전히 갖춰진 곳에 온 것이다. 완성 되지 못한 곳에 있으면(완선된 곳에 와서) 완성 되게 쓰고 가야 한다(온전히 누리고 가야 한다). 내 삶이 모두의 삶이 되었을 때 바른 것이다. 모두의 삶이란 풀도 살고, 곤충도 살고, 사람도 살고, 모두가 사는 삶인 것이다.
9. 마지막으로 자연건강 회원들에게 당부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우리는 지구의 녹색 별에 왔다. 모두가 잘 사는 삶으로 통으로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 노동 하지 않고 하루 세 끼 먹으면 안 된다. 조식폐지 하고 통 곡식에 잡곡밥으로 하루 두 끼에 자연과 더불어 소풍놀이 하듯 충분한 노동이 필요 하다. 요즘 신종풀루는 내 몸에 들어 온 것을 내 보내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다. 밥 모심을 잘 하면 어떤 앓이가 오셔도 내 몸에서 맞아 승화 하여 잘 살게끔 만들어 준다. 생명을 펼쳐 주는 고마움으로. 아프다는 것 자체는 내 보내느라 아프다. 모관운동, 풍욕, 각탕, 조식폐지 등등으로 내 보내라. 버리면 삶이 여유로워지고 인생이 바뀐다. 그리고 모시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일도 모시고, 땅도 모시고, 똥도 모시고, 잠도 모시고, 상대방을 모시고, 삶도 모셔야 한다.
<자연건강회보 2009년 10·11월 호>
연습 없는 축제, 모듬살이 -승주 한원식 차르륵 사스락 억새 스치는 소리만 크게 들린다. 흙 길을 따라 움찔거리며 덜컹거리며 밤길을 더듬어 얼마나 올랐을까. 어둠 끝에 한 사람이 들고 서 있는 작은 등이 보였다. 흙 길 사이로 비스듬한 숲길을 따라 내려가니 흐릿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작은 집이 보였다. 전기도 쓰지 않는 집, 해떨어지면 잠자리에 들고 해뜨면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집, 손님 마중하느라 늦은 밤중까지 촛불을 세 개나 밝혀 놓았다.
밥 '모시고' 있습니까 |
광주에서 두 시간 거리. 시간으로만 따지자면야 그 길을 어찌 멀다 말하랴. 하지만 비포장으로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은 그 집을 세상에서 ‘저만치 떨어진 아주 먼’곳으로 느끼게 했다. 순천 승주 같은 행정구역은 그다지 의미가 없었다. 한원식씨의 주소지는 자연이었다.
지금 사는 집은 누군가 살다 떠난 집. 오랜 세월 버려져있던 집이다. 그래서 그는 “길가다 주운 집”이라 말한다. 그 집을 대충 고치고 손봐서 산 지 6년 됐다.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리라’던 옛사람의 말처럼 앞마당에선 조계산이 마주 바라보인다.
이 깊은 산 속에서 그가 가진 건 이 자연 뿐.
어둑신한 방안엔 촛불이 켜져 있었다.
“전기가 무슨 소용 있어요?”
그는 ‘불필요한 것들이 없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전기조차도 그에겐 불필요한 것이었나 보다. 그는 흔히 말하는 ‘무소유’의 삶을 살고자 하는 걸까. “아니요, ‘자족성’이 빠진 무소유란 한갓 말장난이지요. 저는 다만 불필요한 것들을 덜고 덜어내는 ‘가난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불편하지 않은가, 적응하기 힘들지 않았는가, 그런 질문은 그에겐 우문이었다. 불편이니 적응이니 하는 말 자체가 도시인들의 엄살떠는 말일 뿐. 그는 사람이 시도하지 않고, 살아보지 않고 먼저 생각만 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세상에 와서 사람이 할 일이란 씨 뿌리는 일, 즉 밥 짓고 밥되는 일”이라고 늘 강조하는 그는 이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고향은 충청도. 전라도땅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은 걸까. “벼농사를 제대로 지어 볼라고 옮겨왔던가, 좋아하는 감을 실컷 먹을라고 옮겨왔던가, 그게 무어 중요할라구, 허허.”
감 이야기가 나왔으니 똥 이야기를 해야겠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 땐 칙간이 없었어요. 감나무 뒤에 가서 ‘똥 모심’을 하면서 똥을 모신 감이니 얼마나 맛있으랴 했지요. 그런데 웬걸 너구리가 저녁마다 와서 다 잡수시네? ”
원래 어린 아이가 누는 건강한 황금빛 똥은 개들도 알아보고 좋아한단다. 그러니 개가 똥을 모실 수 있게만 똥을 누면 그는 건강한 사람일 것. 그는 “똥은 안 늙는다”고 말한다. 다만 사람이 잘못 살아 똥이 늙어지는 것일 뿐.
똥이 안 늙도록 잘 살려면? 그의 대답은 “밥 모심을 잘해야 한다”. 밥을 먹는다가 아니라 모신다? ‘밥 모심’은 단지 밥을 취取하는 게 아니라 지극정성으로 대하는 것을 이른다.
“밥 먹는 시간이 10분이 뭐에요? 밥을 모시는 시간은 내가 되는 시간이고 나를 맞이하는 시간인데….”
그는 “한 술에 140번 정도는 씹어야 한다”고 일러준다. “에이 어떻게 140번이나?”반문하는 이들에게는 이렇게 답한다. “그럼 쫌 봐줘서 130번 정도는 씹으세요.”
그는 “소식小食은 양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 씹느냐 안 씹느냐의 문제”라고 말한다.
“쌀 속에는 140여가지 미량원소가 들어있어요. 우리 혀는 이 맛을 다 느낄 수 있지요. 씹을 때마다 맛이 다르니 밥상에서 저절로 축제가 일어납니다. ”
그는 밥 중에서도 “현미밥을 모시라”고 한다. “서양의 영양학은 칼로리 개념만 있고 ‘작용’이란 개념이 빠져 있지요. 현미는 땅에 떨어지면 싹이 나지만 흰쌀은 썩어버리잖아요. 흰쌀에는 작용 성분이 제외돼 있어요.”
도시인들에게도 말한다. “당장 시골에 내려와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 밥그릇농사라도 제대로 지으며 살아라.”
그에 따르면 잘 짓는 밥그릇농사는 현미잡곡밥을 소식하는 것이고, 하루 2식하는 것이다. 2식은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게 건강에 좋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적게 먹는 삶, 과소비하지 않는 삶,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나눔’이 이루어지는 삶에 대한 지향이다.
그러면 ‘올바른 밥모심’을 실천하고 사는 그는 과연 얼마나 건강할까. 어쩌다 사람들 앞에서‘밥모심’에 관한 강의를 할 때면 그는 “제 몸이 아주 잘 빠졌어요”하고 농을 건넨다. 짓궂은(?) 사람이 있어 “한 번 벗어보세요” 하면 정말 웃옷을 벗는다. ‘불필요한 것이 없는 삶’처럼 ‘군더더기 없는’강건한 몸이 드러난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의 몸보다 더 인상적인 건 옷을 벗는다든지 그 모든 행위가 거칠 것 없이 자연스런 그의 무구함이다.
지금은 그렇듯 건강한 몸이지만 그는 다섯 살 때부터 스물일곱까지 몸 어느 한 구석 안 아픈 데가 없이 온갖 병치레가 심했단다. 그 아픔을 통해 그는 ‘앓이’를 터득했다.
그는 세상에서 말하는 ‘병’이란 말을 쓰지 않고 ‘앓이’라고 한다. ‘내 몸이 스스로 알아차려 알아서 한다’는 뜻. 병이라 하면 물리치고 제거하고 몰아낼 적대적 대상으로 보게 되지만 앓이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라는 의미고, 급하게 죽지 않고 더 살게 몸속의 독소를 가장 약한 것으로 몰아주는 의미라 한다. 그는 ‘앓이’를 통해 우리 몸의 가장 취약한 데를 알 수 있으니 ‘앓이’를 지극정성으로 잘 모시면 그로부터 ‘살림’의 힘이 비롯된다고 말한다.
요즘 사람들은 그저 ‘건강’을 좇지만 그는 ‘올바르고 참된 삶’을 살면 ‘건강’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도 믿는 그는 한 때 관행농으로 성공해 돈도 많이 벌었지만 서른한 살 되던 해부터 유기농을 시작했다. “이것이 사람이 먹는 것인데 농약으로 생명을 해칠 수는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우리 할머니가 독실한 기독교 신앙인이었는데 새벽마다 기도를 드렸어요. 근데 한 번도 우리 손주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신 적은 없어. 다만 ‘우리 손주 바른 길로 진리로 이끄소서’라는 기도였지요. 그래서 내가 우리 할머니 덕에 바른 길로 이끌렸는가 모르지요.”
그렇게 배추농사를 짓다가 어느 해 큰물이 져서 배추밭이 다 잠겨버렸다. 상심해서 밭에 나갔는데 다른 배추들은 다 널부러졌는데 아무렇지 않게 싱싱한 배추 한 포기가 있더란다. 바로 밭 귀퉁이 갓자리에 심은 배추. 갈아지지 않은 땅의 배추였다. 그는 거기서 깨달음을 얻었다. 그가 ‘배추스승’이라 일컫는 이유다.
“갈아지지 않은 땅에는 순환이 있고 숨통이 열려 있어 물이 차있어도 안에서 숨을 쉰 거지요. 땅을 가는 것은 흙의 모둠성과 온전성을 해치고 지렁이 딱정벌레도 죽이는 일이에요.”
그때부터 그는 ‘땅을 갈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다. 그 다음해 갈지 않은 밭에 배추농사를 다시 지었다. 농사는 잘됐으나 배추값이 폭락한 때여서 폭삭 망했다.
“배추밭 숨통은 터졌는데 왜 내 삶의 숨통은 안 터지나”는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자신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는 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돈이더란다.
“돈이 무엇이간대? 결국 날 때부터 없는 것, 허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때부터 그는 ‘돈을 꾸지 않는 삶’‘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아 왔다. 그들 부부에겐 통장이 없고 저축이 없다. 노후를 걱정하지도 않는다. “자연의 순리대로”라는 믿음이 가장 든든한 ‘빽’일 뿐.
‘돈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다보니 그는 사고 파는 농사를 짓지 않는다.
“배추가 생명인데 어떻게 값을 매기나요. 값에서 욕망이 생겨요.”
그 욕망을 없애는 것은 조금만 소비하고, 남는 것은 나누는 삶이다. 그가 ‘가난한 삶’을 살아가려는 이유다. 비현실적이라고? 그의 뜻을 따르는 이들이 이 근처에만 해도 10여 가구 생겨났다. 그렇게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살아도 우리 식구 먹고 남는 게 있어요.”
그 남는 것은 어디다 쓰나? “님 맞이하는 데 쓰지요.” 그 님은 손님이다.
그의 집에는 농사 배우러 오는 이들, 앓이하는 이들이 늘 들락거린다. 그가 어떻게 사나 기웃거리러 오는 이들도 있다.
그는 그 모두를 지극정성으로 모신다. 누가 오든 흔연히 ‘밥상’을 차려내 ‘밥모심’을 같이 한다. “폐를 끼쳐 죄송하다”는 의례적 말엔 손사래를 친다. 덧붙여 “정 그러면 똥모심을 잘 하고 가시지요.”라고 말한다.
그에게는 농사도 그렇고 밥모심도 그렇고 사는 게 날마다 축제이다.
“노동이 아니라 놀이니까 신명이 나고 춤추듯이 하지요. 밭에서 일하는 것도 춤사위요, 똥장군 지고 가는 것도 춤사위지요. 자연의 모든 것이 춤사위에요. 똥거름 뿌리면 똥이 ‘너울춤’을 추며 날아가잖아요. 힘들 때야 왜 없겠어요. 춤추는 것도 되게 추면 힘들잖아. 다만 그 춤사위를 잘 넘나들어야지요. 쉴 때는 쉬어주고…”
마음 없이 일하는 것은 억지춤이란다. 억지춤추기니 얼마나 피곤하고 힘들겠느냐. 뭐든지 자연스럽게. ‘자연의 농부’인 그가 들려주는 말이다.
남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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