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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의 어머니

고재순 2017. 5. 9. 09:45

어머니, 나의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은
고마웠습니다
무언가 답례하고 싶어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짓고
밤 늦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에 지치고
힘든 어머니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려 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파하던
어머니 걱정을 한번도
해 본 적은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게는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한 잘못은
셀 수도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서야
알게 돼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너무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머니
사무치게
사랑합니다.

출처: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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