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까고 앉아 있으면 결국 남는 것은 눈물뿐이다. 왜냐하면 양파 속 황 성분인 알릴 프로필 다이설파이드(allyl propyl disulfide)가 껍질을 벗길 때마다 냉정할 만큼 우리의 눈물을 쏙 빼내니까 말이다. 매운 냄새에 쉽게 눈물을 흘리는 분이라면 양파를 아주 차가운 물 속에 담근 후에 서서히 껍질을 벗기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 처음 음식을 배우고 요리를 하게 될 때 양파만큼 다양하게 요리 재료로 들어가는 것도 없다. 라면부터 김치, 카레, 찌개, 부침, 냉면 육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식재료로 가장 탁월한 것이 양파다. 게다가 영양학적 가치 또한 출중하다 보니 양파는 골프에서 홀대받는 그 ‘양파’가 아닌 음식의 ‘홀인원’이 아닌가 싶다.
89%가 물로 채워진 양파에는 약간의 탄수화물이 있어서 달짝지근한 맛이 난다. 건강한 수용성 식이섬유인 프룩탄(fructan)도 풍부해 장내 유산균의 활성화를 돕기 때문에 뷰티레이트(butyrate)와 같은 짧은사슬지방산 합성이 활발해지면서 장 속의 염증과 대장암 예방에도 일조를 한다.
다만 프룩탄은 체질에 따라 소화가 안 될 수 있고 특히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거나 평소 음식에 민감하고 만성 위장장애가 있는 분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속이 더부룩해지면서 복부팽만감이나 변비와 설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양파를 자르거나 씹을 때 양파 속 효소가 물리적 자극을 받으면 여러 가지 유익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우선 알리움(allium)과 알릴 다이설파이드(allyl disulfide)가 알리신(allicin)으로 바뀌면서 항암작용과 혈당 조절작용을 하고, 혈관 벽 속의 산화질소를 자극해서 혈관을 넓히고 혈액순환을 도와 혈압을 낮춰준다. 또 혈전을 녹일 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예방과 함께 말초순환장애를 돕는다.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이 있다. 동물성 지방 등의 고칼로리 음식과 빵을 즐기는 프랑스인들에게 의외로 심혈관질환이 많지 않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에 대해 와인 덕분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양파를 즐겨 먹는 데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다. 왜냐 하면 양파의 황 성분은 혈관 속 끈끈하고 탁한 혈액을 맑게 해서 심장순환을 원활히 해주기 때문이다.
양파 속엔 또 다른 플라보노이드 항산화물질인 퀘르세틴(quercetin)이 풍부한데 사과와 녹차, 레드와인, 자몽 속에도 함유돼 있어서 강력한 항암 작용과 함께 내추럴 항히스타민 작용을 해 알레르기 비염과 피부질환에 도움을 준다. 퀘르세틴은 히스타민을 억제하는 작용으로 인해서 감기를 자주 앓는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준다. 퀘르세틴이 풍부한 양파를 늘 가정에 준비해 두면서 감기나 비염, 기침, 피부발진 등에 두루두루 민간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퀘르세틴은 또한 면역세포의 균형에 관여해서 알레르기나 천식, 기침 등의 해소에 도움을 준다.
양파가 더욱 놀라운 것은 강력한 항암작용을 갖는다는 것이다. 양파를 많이 먹을수록 암 발생 위험이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간암과 대장암, 신장암, 전립선암, 유방암, 난소암과 자궁암이 그렇다. 퀘르세틴과 안토시아닌 외에도 양파에 들어있는 황 성분 중에서 시스테인(allycysteine, methylcysteine)과 오니오닌 A(onionin A) 성분들이 항암작용과 함께 간 해독 작용을 한다.
양파의 비타민C 또한 면역력 보호와 항산화작용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엽산과 비타민B6는 함께 작용해 호모시스테인이 과다해서 오는 심혈관질환을 예방해준다.
빙빙한의원 원장(한의기능영양학회장)
'건강정보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산보다 고통 큰 대상포진, 여름에 잘 생겨… 예방법은? (0) | 2017.07.22 |
---|---|
여름철 안전 등산 위한 요령 5가지 (0) | 2017.07.22 |
'건강 이상' 알리는 신호 6가지 (0) | 2017.07.19 |
슈퍼박테리아 잡는 강력한 항생제, ''꿀'' (0) | 2017.07.19 |
오래 앉아 있으면 안 되는 이유 5가지 (0) | 2017.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