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부부 이야기 김광석
곱고 희던 두 손으로 넥타이를 메어 주던 때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막내 아들 대학시험 뜬눈으로 지내던 밤들 어렴풋이 생각나오
여보 그때를 기억하오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큰 딸아이 결혼식날 흘리던 눈물 방울이 이제는 모두 말라
여보 그 눈물을 기억하오 세월이 흘러감에 흰머리가 늘어가네
모두 다 떠난다고 여보 내 손을 꼭 잡았소
세월은 그렇게 흘러 여기까지 왔는데
인생은 그렇게 흘러 황혼에 기우는데
다시 못올 그 먼 길을 어찌 혼자 가려하오
여기 날 홀로 두고 여보 왜 한마디 말이 없소
여보 안녕히 잘 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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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가 되면 이 노래를 불러줄께요."
"그러기를 간절히 바랄께요"
나이를 실감하게 됩니다.
오십을 넘었습니다.
"젊었을 때 재밌게 살아~"
마을 칠순의 할머니가 손을 잡고 말합니다.
"예"
불현듯 오십이라는 나이가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 지.
마음은 청춘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제 아무리 나이가 많더라도 마음은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겨우내 가슴에는 불덩이를 안고,
그 불덩이가 너무 커서 밖으로 다 내어놓지도 못하면서
살갗으로 터져나오는 그 불로 겨울바람을 데웠습니다.
땅이 부풀어 오르며 봄볕이 내려앉는 경칩이 다가오자
하늘은 내 안에 불덩이를 쑤욱 빼서 나무 곁에 흩어놓자
몸이 땅이 닿았습니다.
오십이라는 몸은 땅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제 속도를 가져야 하고,
매사에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아야 함을.
야생마 족속에게도 따뜻한 품이 그리웠나봅니다.
늙어가는 친구들의 여백-Cat Stevens
2004/7/14(수) /단이
아이고 허리야.
허리가 많이 아파?
돌아 누워봐.
아구구 아구구
거긴 간지럽잖아.
아이고 시원해.
밥 먹어.
킁킁. 개구리 반찬이네.
맛있다. 맛있다.
물끄러미 바라보다.
아이고 요년.
흰 머리가 무성하네.
눈꼽 낀 푸석푸석한 얼굴
쓸쓸한 바람처럼 왔다가고.
말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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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에 힘없이 뉘여진 머리카락
2003/2/2(일) 23:19 /단이
1.
처음에는 두뼘의 머리카락이 싹둑 잘려졌다.
두번째는 한쪽 한뼘의 머리카락이 틀썩 잘려나갔다.
그리고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희미하게 보이는 것도 보지 않으려고.
잘려나간 머리카락들이
가슴에 엉켜붙어 콕콕 찌르고 있었다.
2.
처음에는 한개의 하얀 머리카락이 뽑혀졌다.
몇해가 지나고 지금은 백개의 하얀 머리카락이 뽑혀졌다.
그래도 많이 남아있다.
내일은 또 뽑혀진 수만큼 채워지겠지.
뽑혀진 하얀 머리카락들이
버둥거리는 인간을 비웃고 있었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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