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후 피난촌의 칼라사진

그시대의 고려장 이야기

고재순 2018. 11. 15. 10:21

그시대의 고려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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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랭이 댐배 피우던 시절이었습니다.

 

 

나이가 많아 노망(망령)이 든 노부모님을 집에 모시기가 힘들어

봄날 꽃구경을 핑계로 아들은 어무니(아부지)를 등에 업고

깊디 깊은 산속으로 갔더랬습니다. 

그리고 어무니(아부지)를 숲속에 버리고는

아들은 털레털레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그시대의 고려장, 슬픈 이야기랍니다.

 

 

이 시대의 뛰어난 소리꾼 장사익은

고려장을 풍자한 <꽃구경>이란 노래를 불러

또 다시 우리를 슬프게 하였지요.

 

 

   꽃구경/장사익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혀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웅큼씩 한웅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하신대유~

아 솔잎을 뿌려서 뭐하신대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혀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그시대 우리 선조들의 고려장,

지금 이시대 우리들이 생각만 해도 눈물 납니다.

 

 

 

 

 

살기좋은 이 시대에도 고려장은 '현재진행형'이랍니다.

자식들이 부모님 모시기를 꺼려하여

어떤 놈은 자기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을

등에 업어다가 양로원으로 내쫓고...

더러는 요양원에 갖다 버리고...

또 어떤 상것들은 부모님 목에다가 칼질하는...

 

아, 현대판 고려장

그런 슬픈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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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주 07:59 new
맘이 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