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짓기

[스크랩] 나의 15평 황토주택 시공이야기

고재순 2016. 4. 26. 10:12

이 집을 짓고 싶어서 지은 것이 아닙니다 디자인이 그렇게 썩 이쁘지 않은 것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집의 건축주인 옆 토지주는

부동산관련 책까지 발행한 토지전문가이신데 본인 손으로 꼭 황토 집을 짓고 싶어서 황토건축학교를 무려 3곳이나 다니며 공부했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황토건축학교 치면 다 나오는 유명한 업체들 말입니다.

그래서 옆 토지주는 친구와 함께 모든 수업을 마친 후 유명한 다음카페를 운영하며 황토학교를 운영하던 분에게 디자인과 골조자재 및 설치공사를 맡긴 후 황토를 구입하고 아는 지인들 2명을 추가로 총 4명이서 황토벽돌을 찍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돌풍이 불면서 골조가 와르르 무너진 것입니다.

넘어지면서 중도리나 대들보 등 대부분의 재료가 일부 훼손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옆 토지주는 유명 카페운영자에게 항의를 했지만 책임소지가 없다는 말을 듣고 분개하여 카페에 대항하였지만 결국 비참하게 끝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카페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은 진실을 외면한 채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오히려 그들을 매도하고 올린 글들마저 삭제해버렸던 것입니다 

이후 옆 토지주는 다른 전문가에게 골조를 맡기려 했지만 한 번 쓰러진 골조때문에 누구도 나서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옆에서 지켜보던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저는 친하던 분들이라 돕기로 마음을 먹고 공사를 해 주었던 것입니다.

 

우선 기둥부분이 콘크리트 위에 그냥 놓여 있던 것을 추초돌을 구입하여 주초돌과 기초 그리고 기둥이 일체화 하기 위해 먼저 주초돌과 콘크리트 기초에 구멍을 내고 특수 앙카를 박아 기둥 밑도리에 끼워 줌으로 해서 집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훼손되었던 목자재들을 전부 보강하고 하나둘씩 골조를 세워 나갔던 것입니다 골조를 세우고 나니 디자인이 너무 단조로와 현관입구에 포취를 더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황토벽돌을 찍던 그 분들은 거의 한 두달이 지난 후 마침내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

황토학교에서 배운대로 볏짚을 썰어 넣어보기도 하며 갖은 방법을 동원하며 매일 같이 황토벽돌에 매달렸지만 생각한 것만큼 속도가 나지가 않을 뿐더러 제품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첨가물이 없는 황토만으로 시공하기를 원했던 옆 토지주와 3명은 결국 두손 두발 다들고 포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황토건축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모두 다 허사가 되고 만 것입니다. 벽돌만 찍는다고 집이 다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닌데 말입니다.

 

건축주는 결국 저에게 도움을 다시 요청했고 상담을 한 결과 첨가물이 없는 황토만을 고집하는 건축주를 고려해서 유압식으로 압축해서 만든 제품 중 3% 시멘트가 섞인 두께 15cm 제품은 외벽에 시공하여 습기나 비, 눈으로 인한 변형을 방지 하였고, 황토100%의 두께 10cm의 황토벽돌은 안쪽에 시공하면서 중간에 5cm 띠워 강원도에서 가져 온 숯과 가루를 넣어 습기와 병충해를 방지한 것은 물론 열을 차단시키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나무가 오래되면 수축을 하게 되는데 수축으로 인해 황토와 만나는 자리가 벌어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기둥에 홈을 내서 2*4 각재를 넣고 그틈이 생길 것을 대비하였습니다.  (요기도 노하우가 필요하거든요)

 

 

 

더불어 이 주택의 골조는 하방 중방 상방이 없는 구조라 너무 약해 보여서 2*4 각재를 이용하여 외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서로 각 기둥들을 연결하여 보완 하였습니다.

 

 

 

이로써 기초부터 벽면의 구조는 튼튼해졌고 다음은 지붕부분을 위해 서까래용 나무자재를 구입하여 설치한 후 각 부분마다 꺽쇠(걸쇠)를 박고 그 위에 루바를 시공하여 내부에서 바라보았을 때 서까래와 루바의 아름다움이 노출되도록 하였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구조는 튼튼하게 자리 잡았고 이젠 지붕 위의 마감인데 이 부분은 전통 한옥구조도 좋지만 비용절감하는 차원에서 경량식목조주택의 기술을 응용하여 뜨거운 열기가 용마루 쪽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2*6 각재를 이용해 다시 서까래를 깐 후 그 사이에 공기순환용 벤트와 단열재를 넣어 OSB판넬과 루핑 그리고 아스팔트 슁글로 마감하였습니다. 이중 서까래 구조인 셈입니다.

 

 

 

 

그리고 페이샤(처마도리) 부분의 단조로움을 피해기 위해 아는 곳에 가서 모래로 무늬모양을 파내 시공하였더니 집이 한결 고급스러워졌습니다 이후 동으로 된 빗물받이를 설치하여 색상이 크게 거슬리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방 하나 있는 것은 아궁이와 구들장을 전통방식으로 놓았는데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만 한 번 불을 때면 그 온기가 2~3일은 가서 꼭 찜질방에 온 것 같았습니다. 술 좋아하는 건축주가 너무너무 좋아하더군요..

방바닥은 그냥 황토만으로 시공할 경우 무조건 갈라지기 때문에 시공할 수 없고 그렇다고 황토만을 고집하는 건축주 때문에 시멘트는 꿈도 못 꿔 도자기 굽는 재료인 세라믹과 녹차가루 그리고 황토를 개서 미장 마감한 후 전통 한지 장판을 깔고 기름칠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거실은 색상에 맞게 강화마루로 마감하고 별도 난방구역으로 나눠 놨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디자인이 너무 밎밎해서 입구에 포취를 설치하였더니 디자인이 한결 나아졌지만 시스템 창호의 우수성을 잘 모르는 건축주의 고집으로 일반 샷시창을 설치했더니 조금 초라해 보이는 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00%황토 벽돌로 인해 내부에 먼지가 나거나 옷에 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만의 노하우로 처리하였더니  건축주가 좋아 하더군요 이로써 저의 황토주택 시공일기를 마칩니다.

전원의향기 . 소초이여인 

출처 : [우수카페] 산삼을 찾는 사람들
글쓴이 : 김영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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