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말

햇볕에 누워

고재순 2020. 5. 15. 11:22

게시글 본문내용

햇볕에 누워 / 추은희


햇볕에 누워
가슴을 말린다
말릴 것도 없이
어둡고 침침했던 것이
걸어 나와서
햇빛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꿈 같은 이야기를
꿈 같은 일들을
씹고 또 씹으면
닳아 망가진 이빨 잇몸 사이에
새록새록 향기가 난다

바람 속에 날아갔던
시간의 세월을 이고
늦깍이 깨달음도 함께
저무는 시간 너머
쏟아지는 햇볕 속에 향기롭다

가버린 것은 모두가 아름답듯이
다가올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목숨이 목숨답게
햇볕에 말린 향기처럼
그렇게 그렇게 있고 싶다

 


'좋은글 좋은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일기의 주인공이 그대이듯  (0) 2020.05.16
오월의 시  (0) 2020.05.15
♡친절의 효과♡  (0) 2020.05.15
너 만나러 왔다 가는 생  (0) 2020.05.14
이해의 손길   (0) 2020.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