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에게
서성구
사랑하는 이여 마주보는 눈보다 같은 곳을 함께 보는 눈이 되고 꼬옥 잡은 두 손에 먼 미래를 얘기하기보다 두근대는 마음을 담자
달콤한 입술엔 서로를 위로하는 믿음을 심고 향긋한 코에는 따뜻한 정을 만끽하자
내 사랑하는 이여 우리는 하늘 높은 아파트보다 키 작은 단칸방이라도 모닥불같은 웃음을 피우고 우리는 쭉 뻗은 아스팔트 길보다 구불 구불 오솔길을 콧노래 부르며 걸어 가자
바다를 향하는 시냇물의 삶을 닮고 휘청이되 꺽이지 않는 대나무의 절개를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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