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재배

참외순치기, 달고 아삭한 제철참외 재배하는 쉬운 방법

고재순 2022. 5. 14. 14:10
참외순치기가 참외농사의 반이다.
참외순치기만 잘 하면 다른 노력이 좀 미비해도 달고 아삭한 노랗게 잘 익은 제철참외를 선사해 준다.
시중에서 사먹는 참외와 단 맛도 차이가 없어 놀랍다. 더 좋은 것은 씹는 아삭함이 마트의 참외와 비교가 안된다.

달고 아삭한 제철참외를 재배하는 쉬운 방법은 참외순치기를 하는 것이다. 순치기만으로도 전문 농부의 그것과 닮은 맛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재작년, 마당 담벼락 틈에 자리 잡은 참외 두 포기의 열매는 겉보기엔 굵고 실했는데 맛은 영아니었다. 무 맛이랄까~~~ 니맛도 내맛도 없었다. 하나 맛보고는 주렁주렁 달린 참외는 물론 줄기까지 뽑아 버렸다.

당시, 직접 심은 것도 아니었다. 마트에서 사온 참외 속을 긁어내 담벼락 밑에 버렸는데 거기서 싹이튼 것 같았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는 것만으로도 많은 즐거움을 주었는데 달콤한 맛은 어데가고 없었다. '농사가 이런 것이구나!' 심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땀흘려 가꿔야 작물이 되는 것이다.

지난 5월 경, 동네 형님께서 참외 모종을 심어보라고 하셨는데 재작년 좋지 않은 기억에 바로 거절 했다. 하지만 여섯 포기를 주시면서 '순치기'만 잘하면 달고 맛있는 제철 참외를 돈들이지 않고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고 하셨다. 순치기 방법까지 알려주셨다.

귀가 얇은 잡맨은 텃밭에 참외 모종 여섯포기를 띄엄띄엄 심었다. 간격이 좁으면 각각의 줄기가 구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참외순치기를 편하게 하기 위해 띄엄띄엄 심는다.
심은 후 성장이 더뎌 뽑아버리려고도 했다.
심은 후 보름 정도는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지쳐서 '뽑아버릴까'도 했고 과연 '자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인내심을 테스트할 겸 기다렸더니 조금씩 줄기가 자라나 순치기 시기까지 다달랐다.

참외순치기를 설명하자면 이렇다. 참외 첫 줄기는 어미줄기, 어미줄기에서 난 것은 아들줄기, 아들줄기에서 난 것은 손자줄기인데 열매는 손자줄기에서 달린다.
잡맨의 그림 실력이 출중(?)해서 참외순치기 이해가 쉽지 않다.
통상, 어미줄기에서 여러 가닥 아들줄기가 삐져나온다. 아들줄기 3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자르라고 했는데 잡맨은 4개를 남겼다. 그리고 4개의 아들줄기에서 또 새로운 줄기가 삐져나오는데 이건 손자줄기다. 손자줄기에서 참외가 달린다. 역시 손자줄기 3개만 남기고 자르라고 했다. 잡맨은 이번에도 줄기 4개를 남겼다.

그리고 손자줄기에서 또 줄기가 나오는데 무조건 잘라버리라고 한다. 이것이 참외순치기 방법이다.

이렇게 참외순치기를 하는 이유는 영양분이 열매로 집중하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영양분이 집중되면 달고 맛있는 참외를 얻을 수 있다.
참외순치기. 0-어미순, 1-아들순, 2-아들순, 3-아들순. 더 뻗어나가려는 어미순 끝부분을 순치기한다.
재작년과 비교된다. 직접 심은 것도 아니었지만 우연히 올라온 참외를 그저 구경만 했을뿐 '순치기' 자체도 몰랐었다. 도대체 달고 맛있는 참외를 생산하는 농부들의 방법은 뭣일까 궁금했지만 마땅히 물어볼 곳도 없어서 그냥 의문을 가진채 있었다.
참외순치기를 통해 열린 아삭한 참외. 달고 맛있다.
참외순치기 방법대로 했더니 아주 달달하면서 색깔이 노오란 참외가 주렁주렁 달렸다. 아직 초록에서 노랗게 변하기 전인 참외도 많다. 요즘 같이 따가운 햇볕에 하루이틀이면 노랗게 변했다.
참외순치기를 이론 상으로 설명했지만 실제 얼키설키 우거진 줄기를 보면 도무지 뭐가 아들순이고 뭐가 손자순인지 분간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들순치기 후 참외가 하나 둘씩 달리면 그때부터는 새롭게 돋아나는 순의 끝부분을 무조건 잘라낸다. 손자순 이상이기 때문이다.
참외순치기 하고 안하고 차이가 엄청나다. 맛은 달거나 무맛이거나 색깔은 노랗거나 초록이거나 크기도 무려 두배 차이였다.

전문 농부의 참외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잡맨과 가족들은 만족한다.

잡다한 것이 즐거움과 행복을 준다.
[출처] 참외순치기, 달고 아삭한 제철참외 재배하는 쉬운 방법|작성자 잡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