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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싶은 것들은 잊어야 한다

고재순 2022. 11. 9. 13:54
잊고 싶은 것들은 잊어야 한다


용혜원


스스로 풀어낼 수 없는 날들
슬픔마저 씹어버리면 속 시원하게
털어버릴 수 있을까
남아 있던 미련마저 걷어 갈까 두렵다.

저만큼 달아날 때마다
보고픔에 괴로워지면 눈 한 번 감고
얼굴 한 번 그려보았다.

숨소리가 들리는데
목덜미가 뜨거워지는데
언제쯤 반갑게 맞이해줄까

부풀대로 부풀었던 것들이
폭삭 사그라들고 갈수록 끝이 없어
가슴 뜯는 소리가 들린다.

잊어야 할 것을
알면서도 속삭여온 사랑의
말 탓에 미련이 남아 있는데
얕은 정마저 몽땅
까먹은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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