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밥상

무말랭이·시래기·보리밥, 갱년기에 특히 좋은 이유

고재순 2022. 12. 25. 12:55

김용 기자
 
시래기는 칼슘, 식이섬유가 많아 갱년기 뼈-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진=국립농업과학원]
우리 조상들이 겨울에 즐겨 먹던 음식 중에는 몸에 좋은 것들이 많다. 무말랭이·시래기·보리밥 등도 이에 해당한다. 특히 이 음식들은 몸의 변화가 심한 갱년기 여성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성분들이 건강 효과를 내는 것일까?
◆ 갱년기 여성의 뼈, 혈관… 추위에 근육까지 위축, 골절 위험 높다
폐경 전후의 여성은 혈관, 뼈를 보호하던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이 크게 감소해 골밀도가 약해지고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남성도 갱년기에 뼈 건강이 나빠질 수 있지만 여성이 더 심하다. 추위에 근육까지 위축되어 발목, 엉덩이의 고관절이 작은 충격에도 부러져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오래 입원하고 1년여 재활 치료를 받아야 겨우 회복하고 노약자는 사망할 수도 있다. 음식과 운동 등에 신경 써야 갱년기 건강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 겨울철 ‘칼슘 창고’ 무말랭이, 시래기… 말리면 칼슘 더 증가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뼈 건강에 좋은 것은 상식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신선한 채소를 찾기 힘들던 겨울에 대안으로 무말랭이를 먹었다. 무를 잘게 썰어서 말린 것이 무말랭이다. 무말랭이는 무를 말리는 과정에서 칼슘·인 등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칼슘은 생무에 비해 15배 이상 증가한다. 햇볕에 말리면서 몸속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도 증가한다.
시래기는 무의 푸른 무청을 말린 것으로 역시 칼슘이 많아 무의 뿌리보다 10배 정도 많다(국립농업과학원). 비타민 D도 있어 뼈 건강을 도와 골감소증-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철분은 빈혈에 좋아 낙상 사고를 막는 데 기여한다. 비타민 C, 식이섬유, 칼륨, 엽산 등은 무 뿌리보다 효과가 더 뛰어나다. 칼슘 섭취는 공장에서 만든 보충제 형태보다는 자연 음식이 효율이 높고 안전하다.
◆ 보리의 건강 효과… 콜레스테롤 합성 억제, 혈당 조절


40·50대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크게 줄면서 혈액 속에 중성지방, 콜레스테롤이 늘어나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에 걸리기 쉽다. 혈관질환(심장병,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보리의 베타글루칸 성분은 간에서 콜레스테롤의 합성을 억제하며,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다른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온 포화지방산, 콜레스테롤, 중금속 등을 흡착하여 배설시켜 혈관 건강,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 보리밥·시래기국·무말랭이로 이뤄진 식단… 이런 건강식 어때요?
시래기 된장국을 만들어보자. 된장의 원료인 콩에는 여성 갱년기에 좋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소플라본)이 많다. 시래기, 된장의 성분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무말랭이는 열량이 매우 적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소화흡수를 촉진하는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고 페루오키스타제는 몸속 노폐물을 줄여준다.
보리밥 역시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과 변비 해소에 좋고 피부 영양에 관여하는 비타민 B6 및 판토테산의 합성을 도와준다. 시래기 된장국과 무말랭이는 짜지 않게 조리해야 건강에 좋다. 모두 열량이 낮고 콜레스테롤을 직접 낮추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살이 찌기 쉬운 갱년기의 다이어트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