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먹는 이유

비주류 기자의 주류썰 - 물이 된 소주, 강해지는 막걸리…이러다 혹시?

고재순 2023. 1. 14. 09:22
비주류 기자의 주류썰
술 한 잔에 얼굴이 빨개지고,주량이 꼴랑 소주 석 잔인‘비(非)주류 기자’가 우리 사회 속 재미있는 주류‘썰’을 풉니다.술은 못 하지만 본지에서2년째‘우리 술 답사기’연재를 하고,전통주 소믈리에 자격증을 따고,집에서 가끔은 술을 빚으며,주류대회 심사를 보는 등 점점 주류와 사랑에 빠지는 중입니다.

요즘 주류코너를 살펴보면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바로 도수가 낮은 술의 대표격인 막걸리의 도수는 올라가고,반대로 희석식 소주의 도수는 낮아진다는 것이다.

과거 소주 업계에선 한 가지‘국룰’이 있었다.바로‘소주는25도’라는 약속.현재 희석식 소주의 도수 순위는 이렇다. 1등 한라산21도, 2등은 참이슬 빨간뚜껑20.1도, 3등은 처음처럼17도.최근엔 롯데칠성에서16도의‘새로’를 출시해 히트를 쳤다.이러다13도, 14도 소주도 나오지 않으려나 모르겠다.우리나라 최초의 주류회사인 진로는1924년35도 소주를 선보였다.그러다가1965년30도, 1973년25도로 소주 도수는 갈수록 떨어졌다.원래 참이슬 후레시도 알코올 도수가20도 넘는 술이었다. 19.5도로 떨어진 후,현재16.5도까지 떨어졌다.https://t1.daumcdn.net/cafeattach/bBlb/b589d3d40db828412fbb2e0d57a8ca04a312ed9d

소주 도수가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이후 혼술 문화가 자리를 자리 잡으면서 독주를 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MZ세대들은“먹고 죽자”보다는“즐기면서 마시자”는 게 대세다.주류 회사들이MZ세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너무 독한 술보다는 도수가 낮은 술을 선호한다는 공통적인 결과가 나온다.또 이와 별개로,트렌드를 핑계 삼아 주류회사들이 원가 줄이기 머리를 썼다는 말도 있다.소주는 도수가1도씩 낮아질 때마다 원가가6원씩 절감된다.도수가 낮으니 판매량도 늘어서 일거양득이라는 설이다.변화하는 분위기에 과거 독주를 즐겼던 중장년층만 옛 소주맛을 잊지 못해 요즘 소주를‘맹물’이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