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춘)
院落深沈杏花雨(원락심침행화우)
流鶯啼在辛夷塢(류앵제재신이오)
流蘇羅幕襲春寒(류소라막습춘한)
博山輕飄香一縷(박산경표향일루)
美人睡罷理新粧(미인수파리신장)
香羅寶帶蟠鴛鴦(향라보대반원앙)
斜捲重簾帖翡翠(사권중렴첩비취)
懶把銀箏彈鳳凰(뇌파은쟁탄봉황)
金勒雕鞍去何處(금륵조안거하처)
多情鸚鵡當窓語(다정앵무당창어)
草粘戱蝶庭畔迷(초점희접정반미)
花罥遊絲闌外舞(화견유사란외무)
誰家池館咽笙歌(수가지관열생가)
月照美酒金叵羅(월조미주금파라)
愁人獨夜不成寐(수인독야불성매)
曉起鮫綃紅淚多(효기교초홍루다)
뜨락이 고요한데 봄비에 살구꽃은 지고
목련꽃 핀 언덕에선 꾀꼬리가 우짖는다.
수실 늘인 장막에 찬 기운 스며들고
박산(博山) 향로에선 한 가닥 향 연기 오르누나.
잠에선 깨어난 미인은 다시 화장을 하고
향그런 허리띠엔 원앙이 수 놓였다.
겹발을 걷고 비취 이불을 갠 뒤
시름없이 은쟁(銀箏) 안고 봉황곡을 탄다.
금굴레[金靷] 안장 탄 임은 어디 가셨나요
정다운 앵무새는 창가에서 속삭인다.
풀섶에서 날던 나비는 뜨락으로 사라지더니
난간 밖 아지랑이 낀 꽃밭에서 춤을 춘다.
누구 집 연못가에서 피리소리 구성진가
밝은 달은 아름다운 금술잔에 떠 있는데.
시름 많은 사람만 홀로 잠 못 이루어
새벽에 일어나면 눈물 자욱만 가득하리라.
* 박산향로 : 신선을 본떠 만든 향로
* 봉황곡 : 임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노래
- 許蘭雪軒(허난설헌),
四時詞(사시사) 중 春(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