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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쪼개기, 풍차 돌리기 … 푼돈 모아 목돈 만든다

고재순 2017. 11. 10. 11:42

2030 스마트한 재테크
생활비·투자통장 등 나눠서 관리
52주 적금 들고 매주 금액 늘려
스마트폰 전용 통장 만들어야 편리
“대출 원금은 줄고, 적금 액수는 늘어나는 게 보이니까 보람 있어요. 제가 정말 좋아서 하는 거죠.”

결혼 4년 차 직장인 김모(33·서울 성북구) 씨는 ‘푼돈 재테크’에 매진 중이다. 버는 돈이 월세와 대출 이자(자동차 할부, 학자금대출)로 줄줄 새나가는 게 아까웠다. 대출금 상환과 전세금 마련이란 목표를 세운 게 지난 9월 초. 마음을 굳게 먹고 ‘통장 쪼개기’부터 했다. 매달 쓰는 돈의 용도에 따라 통장을 나눠 관리함으로써 현금 흐름을 한눈에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그는 급여통장은 전북은행(JB다이렉트입출금통장), 생활비(변동지출) 통장과 재테크(투자) 통장은 카카오뱅크, 비상금(경조사비 등) 통장은 토스로 쪼갰다. 동시에 공돈이 생기는 족족, 단 1만원이라도 대출금을 수시로 갚는다. 목돈 모으기를 위해 소액(월 2만5000원)으로 ‘풍차 돌리기’도 시작했다. 매달 적금통장을 하나씩 만들어 1년 동안 12개 적금통장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김 씨는 “수입은 마음껏 늘릴 수 없어도 아끼고 모으는 건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뭐 그렇게까지 쪼잔하게 사느냐는 반응도 있지만 아껴야 잘 사는 건 진리”라고 말했다. 2030 자린고비들이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더 스마트하단 점이다. 이들의 주요 비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통장 쪼개기=월급쟁이 재테크의 기본. 월급이 통장에 들어오기 무섭게 잔고가 0으로 떨어진다면 월급통장부터 쪼개라. 공식은 간단하다. 월급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면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고정비(공과금 등)만 남겨두고 잔액을 생활비통장(소비지출), 비상금통장(예비금), 재테크통장(투자용)으로 나눠 이체하면 된다. 이렇게 구분하면 지출의 흐름이 일목요연하게 보이기 때문에 통제가 가능하다.

월급통장과 생활비통장은 잔액이 0으로 떨어지는 게 이상적이기 때문에 굳이 고금리 상품을 고를 필요는 없다. 대신 이체·출금 수수료 면제나 예적금·대출 우대금리 혜택을 주는 은행권 수시입출금 통장이 낫다. 비상금통장은 일정기간 돈을 묵혀둬야 하기 때문에 금리가 낮은 은행보다는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더 적합하다.

◆풍차 돌리기=당장 지출을 확 줄여서 월 100만원짜리 정기적금에 가입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방법이 적금 풍차 돌리기다. 매월 1개씩 적금(1년 만기)에 가입해서 1년에 총 12개의 통장을 만드는 식이다. 매달 적금 금액을 순차적으로 늘려가기 때문에 부담이 덜하고 적응할 수 있다.

매월 적금 가입이 부담스럽다면 1년에 6개 또는 4개 풍차 돌리기도 가능하다.

1년이 지나 적금 만기가 돌아오기 시작하면 만기 금액에 일정 금액(예, 10만원)을 더해 ‘예금 풍차돌리기’를 하면 된다.

◆52주 적금=대학생 이모(23)씨는 9월부터 카카오뱅크 적금에 매주 저축하고 있다. 이른바 ‘52주(1년) 적금’의 시작이다. 첫 주엔 1000원, 2회차엔 2000원, 3회차 3000원으로 매주 적금 금액을 늘려갔다. 9회차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이씨는 “아직 용돈을 받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52주 적금의 단점은 번거로움이다. 가급적 모바일뱅킹이 가능한 스마트폰 전용 적금통장을 만들어야 저축 날짜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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