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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괜찮겠지, 그러다 큰일나요…두통도 질병입니다

고재순 2020. 4. 23. 06:30

긴장형 두통·편두통·군발두통
특별한 발병원인 찾을 수 없는
일차성 두통이 가장 흔한 형태

일반적으로 시간 지나면 완화
이유 없이 계속 땐 질병의 신호
신경과 찾아 원인질환 치료를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두통은 한 번이라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이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참기 힘들 정도로 두통이 심하거나 너무 잦은 두통은 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원인 없는 '1차성 두통'이 대부분

두통은 흔히 두개강 내부와 외부의 구조물이 어떠한 원인에 의해 압력·견인·변형되거나 염증으로 자극받을 때 발생한다. 또 두통에 예민한 혈관이 확장되면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두통을 진단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특정 원인 없이 증상에 기초해 진단하는 '1차성 두통'과 특정 원인 질환에서 기인한 '2차성 두통'이다. 1차성 두통은 정밀검사로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다.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포함된다. 긴장형 두통은 가장 흔한 두통으로 명확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스트레스, 과로, 피로, 심리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편두통은 보통 머리에서 맥박이 뛰는 것처럼 쿵쿵 울리듯 아프고 속이 메스꺼운 위장 증상을 동반하며 반복되는 두통이다. 발병 기전은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으로 3차 신경, 뇌 주변 혈관, 신경 펩티드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 통증 신호가 전달돼 뇌에서 두통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발작성으로 재발하고 발작 사이에는 증상이 거의 없다.

군발두통은 매우 심한 편측 두통이 동측 안면의 자율신경계 증상과 함께 1~2시간 지속되며 수주 이상 시기적으로 뭉쳐 나타나는 두통을 말한다. 편두통보다는 드문 질환으로 3차 신경, 주변 혈관과 자율신경의 반사적 활성화에 의해 발생한다.

1차성 두통은 대부분 만성적 두통으로 발전하는데, 상당수 환자가 이에 해당한다. 병에 대한 경각심 없이 병원 진료를 등한시하거나 약을 통한 일시적 해결로 수년 이상을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정성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1차성 두통 환자는 대부분 병원 진료를 받지 않고 약물에 의존해 결국 진통제 남용 등에 의해 약물과용 두통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다"며 "환자 본인이 진통제를 어느 정도 먹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때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2차성 두통은 기질적인 뇌질환뿐 아니라 여러 질환이나 약물, 알코올 등에 의한 사례도 포함한다. 2차성 두통 대부분은 급성 증후성 두통으로 외상, 뇌혈관 질환, 감염성 질환, 특정 물질에 의한 두통, 내과적 질환 등이 원인이다. 이 같은 두통이 느껴지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두통, 뇌졸중 등 신호일 수도

일반적으로 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상태가 완화된다. 하지만 두통이 심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긴장이 심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누구나 두통을 겪을 수 있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두통이 지속된다면 몸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럽게 머리를 무언가로 얻어맞은 것처럼 극심한 통증을 느끼면 즉시 응급실에 가야 한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손상돼 발생하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졸중은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발병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두통과 함께 언어장애, 감각 이상, 편측마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성피로도 두통을 유발한다. 스트레스가 과다하게 누적됐거나 잠이 부족하면 누구나 피로함을 느낀다.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만성화돼 잠을 자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그 결과 심한 두통을 비롯해 신체에 전반적으로 다양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옳지 못한 자세로 생긴 목디스크 역시 수핵이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면 두통이 생길 수 있다.

두통 원인 질환 찾아 치료해야

가벼운 두통은 진통제로도 증상이 어느 정도 경감된다. 하지만 편두통, 군발두통 등 1차성 두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보다 해당 두통에 맞는 특별한 치료제를 사용할 때 치료 효과가 높다.

원인 질환 감별을 위해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뇌 CT나 뇌 MRI로도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으면 신경성 두통이라고 치부하고 두통을 방치하거나 검사 자체를 의심하는 환자가 많다"며 "하지만 두통은 뇌의 기질적, 구조적 이상 없이 발병하는 1차성 두통이 많은 만큼 두통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신경과 의사의 자세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