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색이 녹색(색화 소심인 경우는 다름)과 흰색을 제외하고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이 피어오른 소심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청아해지게 됩니다. 꽃잎은 물론 꽃대가 포의에까지도 결코 다른 색이 없는 맑고 투명한깨끗함으로 한껏 애란인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소심 일란소
소심이 가지는 맑고 깨끗한 성정은 바로 동양인이 전통적으로 추구하는 정신 세계와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정무구의 세계, 오로지 깨끗하게 펼쳐지는 녹백의 높은 품격은 바로 모든 난이 추구하는 바이며 바탕이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심이 명품의 예를 갖추는 것은 아닙니다.
단정한 꽃 자태에 잎과 어울리는 조화를 이루어야 명품의 소심이 되는것입니다.
두화소심 설아수
1. 난(蘭)을 하는 바탕이 되는 소심(素心)
난의 기본 바탕은 무엇인가?
난이란 무엇인가?
그리하여 난을 대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난을 이해해야 옳은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어느 정도 난에 대한 지식이쌓이고, 품종에 대한 분별력이 생기면서 난이란 도대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한 근본 문제에 접근하게 됩니다.
백화소심 가람
난을 하는 사람들은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더없이 밝은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으며, 또 높은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난을 좋아하고, 난사랑을 도(道)의 차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우리들은 감히 애란인(愛蘭人)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맑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고요하여 잡티를 전혀 용납하지 않는 우리 인성(人性)의 본(本)에서 오는 것입니다. 근본이란 말 그대로 사물이 생겨나는데 바탕이 되어 그 위에 역사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자로 말하면 소(素)로 표현합니다.
2. 소(素)와 소심(素心)의 의미
원판소심 송옥
소(素)자가 보통 희다는 뜻으로 쓰이나 이 소(素)자는 오히려 더 광범위한 것으로 아무 것도 물들이지 않는 본바탕의 성질(타고난 바탕)이란 뜻입니다. 난을 할 때도 근본이나 바탕이 바로 소이고, 이것을 기대하고 찾고 지향하는 것이 바로 애란인들의 마음입니다.
그래서 본바탕의 성질과 마음이 합성된 것이 소심(素心)으로 난을 하는 근본이 소심(素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동양란은 그 자태의 우아함과 고상한 품격으로 수 천년 전부터 궁전에서 혹은 문인, 묵객, 선비사이에서 사랑을 받아왔으며, 동양란 중에서도 소심은 투명하리 만치 깨끗한 청정성(淸淨性)과 지고지순함으로 그 품격이 더욱 빛나는 것입니다. 미의식이 깊은 사람이거나 난을 오래한 애란인 일수록 소심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합니다.
그것은 소심 자체가 고차원의 순수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며, 예나 지금이나 많은 채란인들은 한결같이 소심을 발견했을 때가 이상하게도 중투호나 색화를 채란 했을 때보다 가장 기쁘다고 합니다. 우리 강산에서 나온 한국춘란에는 홍화소심, 주금화소심, 황화소심, 자화소심, 백화소심, 복색화소심, 산반소심, 중투화소심, 호화소심, 복륜소심, 사피소심, 두화소심, 원판화소심, 기화소심 등 전 종목에서 이예품 이상의 소심이 많이 나왔습니다.
산반소심 설청소
이는 우리보다 배양역사가 100년이나 앞서는 일본에서도 이루지 못한 것이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이는 우리의 보물이고 손색없는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같이 다양하고 훌륭한 자질을 가진 우리 춘란이지만 소심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해석이 아직도 부족하여 잘못 이해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사실이기도 합니다.
산반소심 설풍소
특히 봄 전시회에서의 소심에 대한 잘못된 표기는 초보자에서부터 오랜 경험자까지도 혼동시키는 결과까지 빚어왔을 정도입니다. 소심하면 흔히 녹판백설, 즉 꽃잎은 녹색이고 혀가 하얗게 보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소심의 정의는 혀(설판), 포의, 꽃잎 어느 곳에도 하얗거나 녹색이 아닌 적색계(赤色系:자색 포함)의 반점이 나타나지 않는 단색을 말하는것입니다.
주금소심 동광
물론 꽃대의 마디에도 적색계의 반점이 나타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러한 소심의 정의는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혀가 하얗게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조건까지 모두 갖춘 것이어야 함을 중시해야 합니다. 소심의 조건에 합당하려면 꽃봉오리를 싸고 있는 포의 즉 껍질부터가 백색 투명해야 하며, 오직 백색에서 녹색계통만 있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꽃색은 투명하리 만치 깨끗하고 맑으며 취록색, 담록색 등으로 청정감이 더합니다. 따라서 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심의 순수성에 매료되고 마는 것입니다.
3. 소심의 종류
색화소심이란 어떠한 상태를 두고 말하는 것인가. 소심의 개념인 녹판백설에서 꽃잎과 혀에 일정한 색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포의, 꽃대, 꽃잎, 설판에 바탕 녹색이 아닌 점이나 선이 어느 부분에라도 나타나면 색화소심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색화소심도 색소가 뭉쳐서 점으로 나타나지 않고 꽃잎 전체이거나 꽃대에도 물들 듯이 바탕색으로 보이는 것인데, 다시 말해서 색소가 물의전체에 골고루 녹아 있듯이 바탕으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원판황화소심 보름달
색화소심도 깨끗한 청량감이 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색의 꽃잎이 다른 색으로 나타나 바탕이 바뀐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적화소심은 적색이 바탕으로 나타난 것이고, 주금소심은 주금색의 바탕이, 황화소심은 황색이 바탕으로 나타납니다. 그 색소가 설판에도 영향을 끼쳐 적화소심은 적설기가, 황화소심은 황설기가 보이는 것입니다.
따라서 소심이라는 말은 하얀꽃이라는 말보다도 더 깊은 뜻을 내포 한 용어인데, 난하는 마음의 바탕을 여기에 둔다는 뜻입니다. 바탕색을 중히 여기고 잡선이나 점을 가까이 하지 않는 마음, 이것이 청정하게
하는 원리이며 난도를 깨닫는 길이 됩니다. 소심에는 여섯 가지의 품종이 있습니다
녹태소심
백태소 : 혀가 백색.
녹태소 : 혀가 녹색.
황태소 : 혀가 황색.
이 세가지를 순수한 소심, 즉 순소심이라고 합니다.
도시소 : 백색 볼에 담도색이 들어있는 것.
자모소 : 설판 전면에 바늘로 문신을 박은 듯한 것과 엷은 도색점들이 산재해 있는 것.
주사소 : 혀 전체가 홍색인 것.
이 세가지를 준소심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설홍소심
그러나 근래에는 여기에 색화소심을 넣어 구분하게 되었습니다. 색화에서도 소심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고, 색화 역시 귀결점이 소심이기 때문에 홍화소심을 비롯한 모든 색화소심도 이에 넣고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혀가 눈처럼 하얗다고 해도 꽃잎이나 꽃대에 색소가 뭉친 점으로 나타나거나, 마디에 녹색을 제거한 다른 색이나 선이 있으면 소심, 즉 순소심도 준소심도 아닙니다. 그러면 잡색이 있으나 혀가 하얗기만 한 것은 무엇인가? 용어를 굳이 찾는다면 무설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혀 뒷면에 점이 있지만 앞에 점이 없는 것은 전면무점이라고 합니다.
도시소 주사소 설홍소 자모소
주사소(朱砂素)와 색설화(色舌花)
설판의 전면(全面)이 단일색 일색으로 녹아드는 것이 주사소입니다. 도시소, 자모소와 더불어 세가지 준소심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주사소는 아직까지 한국춘란에 나타난 적이 없습니다. 아니, 한국춘란뿐 아니라 중국춘란과 일본춘란, 나아가 한란이나 혜란 등 에서도 나타난 예가 없습니다.
주사소와 가장 많이 혼동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색설화이며, 색설화 또한 주사소처럼 설판의 전면이 단일색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주사소와 색설화는 결코 같지 않습니다. 주사소는 당연히 색설화의 예를 갖추었겠지만 색설화는 소심의 예를 갖추지 않았기에 소심이 될 수 없는 것입니이다.
색설화 아리랑
더욱이 주사소에 나타나는 색은 빨간 주사(朱砂:새빨간 빛이 나는 육방정계의 광물. 수은과 황의 화합물로, 정제하여 물감이나 한방약으로 쓰임)색이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가장 주사소에 근접한 품종으로 '아리랑'이라 명명된 품종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리랑은 설판은 주사소에 근접하나 나머지 부분에 적근 등이 나타나므로 소심의 예를 갖지 못한 이유로 주사소가 되지 못하는 이유가 됩니다. 한국춘란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색설화는 자색계열이며, 소심의 예를 따지기에 앞서 색상 자체에서부터 주사소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소심(素心)과 소설(素舌)
복륜소설 소화
80년대 말까지 소심(素心)의 정의는 설판에 설점을 갖지 않는 것을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대한민국자생란보존회(일명;대자보)에서 만든 우리말 용어에서도 소심을 흰술꽃이라 이름하였습니다. 그러나 설판에만 설점을 갖지 않는 것은 소심의 정확한 정의에는 맞지 않는 말이었습니다. 설판뿐 아니라 꽃잎, 꽃대, 포의 그 어디에도 소심은 화근이나 색선, 색점을 갖지 않습니다.
황화소설 신춘
즉, 색이 바탕으로 녹아흐르면 홍화소심이나 황화소심처럼 색화소심이 되는 것이요, 아예 기본색 이외의 다른 색이 보이지 않을 때는 일반 소심이 되는 것입니다. 준소심(準素心)에 대해서는 설명을 해드렸으니 계속해서 설명을 해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이런 이유로 중국춘란 중에서 소심으로 분류되어 있는 옥매소(玉梅素;중국춘란에서는 소심에만 素자를 씁니다)는 잘못된 분류라는 것도 밝혀졌습니다.
소심에 대한 이해
바탕색이 녹색(색화 소심인 경우는 다름)과 흰색을 제외하고는 잡티 하나 없이 깨끗이 피어오른 소심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마저 청아해지게 됩니다. 꽃잎은 물론 꽃대가 포의에까지도 결코 다른 색이 없는 맑고 투명한깨끗함으로 한껏 애란인의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소심이 가지는 맑고 깨끗한 성정은 바로 동양인이 전통적으로 추구하는 정신 세계와 잘 부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청정무구의 세계, 오로지 깨끗하게 펼쳐지는 녹백의 높은 품격은 바로 모든 난이 추구하는 바이며 바탕이 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소심이 명품의 예를 갖추는 것은 아닙니다.
단정한 꽃 자태에 잎과 어울리는 조화를 이루어야 명품의 소심이 되는것입니다.
옥매소는 꽃대에 자색의 선이 들어 있고, 또한 비두와 봉심에서 색점과 색선이 들어 있기에 온전한 소심이 되지를 못합니다. 설판에 점이 없는 것을 부르는 용어에 한란(寒蘭)에서는 전면무점(前面無點;설판의 앞부분에 점이 없는 상태)이나 설무점(舌無點;설판 전체에 점이 없는 것) 등의 용어가 쓰이는데, 이것은 한란에서는 워낙 소심류가 귀하기에 세분화된 용어이며, 소심이 많은 춘란에서는 이러한 용어는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명 무설점
춘란에서는 설판에 점이 없는 것을 소설(素舌)이라 부릅니다. 소설에서도 설판을 형성하는 어느 부분에도 색점이 없어야 합니다. 설판의 볼이라 불리는 뒷부분에 색점이 있다면 이것은 소설로도 분류되지 않습니다. 또한 완전한 소심인데, 설판의 안쪽에 붉으스레하게 있으면 설홍소심이라고 합니다.(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