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이정록 욕쟁이 목포홍어집 마흔 넘은 큰아들 골수암 나이만도 십사 년이다 양쪽다리 세 번 톱질했다 새우 눈으로 웃는다 개업한 지 이십팔 년 막걸리는 끓어오르고 홍어는 삭는다 부글부글,을 벌써 배웅한 할매는 곰삭은 젓갈이다 겨우 세 번 갔을 뿐인데 단골 내 남자 왔다고 홍어 좆을 내온다 남세스럽게, 잠자리에 이만한 게 없다며 꽃잎 한 점 넣어준다 서른여섯 뜨건 젖가슴에 동사한 신랑 묻은 뒤로는 밤늦도록 홍어 좆만 주물럭거렸다고 만만한 게 홍어 좆밖에 없었다고 얼음막걸리를 젓는다 얼어 죽은 남편과 아픈 큰애와 박복한 이년을 합치면, 그게 바로 내 인생의 삼합이라고 소주병을 차고 곁에 앉는다 우리 집 큰놈은 이제 쓸모도 없는 좆만 남았다고 두 다리보다도 그게 더 길다고 막걸리거품처럼 웃는다 계간 『작가』 2007 봄호 발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