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쌀쌀한 날에도 포근하게 즐기고 싶다면…서울 온실 힐링여행

고재순 2023. 1. 24. 09:37

날이 급격히 쌀쌀해지고 있는 요즘, 섣불리 야외로 나가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바깥바람은 쐬고 싶을 때는 있을 터. 추위는 싫지만 야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온실에 주목해보자. 연중 날씨에 상관없이 방문할 수 있는 온실은 바깥 날씨가 추워지면 그 장점이 배가된다.
날이 추워 더 이상 바깥에서 볼 수 없는 식물들도 온실 내에선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사시사철 푸르기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실내 온도가 따뜻해 언제, 누구와 함께 방문해도 문제없다. 동절기에 방문하면 더 좋은 서울 도심 속 온실 4곳을 소개한다.


서울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서울식물원
서울특별시 강동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내부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서울 식물원서울시 최초의 도시형 식물원으로 지난 2019년 5월 개관한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 규모도 엄청나 하루 종일 식물원만 돌아봐도 충분할 정도다.​
서울식물원이 너무 넓어 어디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해야할지 모르겠다면 주제원으로 향하자. 그 중 가장 먼저 돌아봐야 할 곳은 주제원에 속한 온실. 열대와 지중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그 덕에 관람 내내 춥기는커녕 외투가 필요 없을 정도로 따뜻하다. 한정된 공간에 가득 찬 식물들의 싱그러운 내음을 만끽하며 여유를 즐겨보자.

서울식물원 내 포토스폿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서울식물원 온실만의 특별한 점은 포토스폿이다. 곳곳에 식물과 어우러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구역이 많다. 정해진 사진스폿이 아닐지라도 푸른 식물과 온실 유리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면 이곳이 곧 지중해 마을 한복판.

서울식물원 온실 내 스카이워크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관람이 마무리 되어갈 때 즈음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보인다. 2층 스카이워크로 향하는 통로다. 스카이워크는 온실 가장자리를 따라 공중에 떠있는 길이다. 온실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키가 큰 식물을 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묘미가 있다.

서울식물원 정원지원실과 씨앗 도서관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온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면 또 다시 서울식물원에만 있는 특별한 곳을 방문할 수 있다. 바로 정원지원실과 씨앗 도서관. 정원지원실은 개인이 식물을 키우다 생긴 문제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씨앗 도서관에서는 책을 빌리듯 씨앗을 빌릴 수 있다. 이후 대출자는 수확한 씨앗을 자율적으로 반납하면 된다. 시민들이 기증한 씨앗으로 진행하는 씨앗 대출 프로그램은 서울식물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매력 포인트다.

서울식물원 야외정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온실을 충분히 관람했다면 야외정원으로 향하자. 날이 추워 황량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계절감에 맞게 잘 꾸며져 있다. 특히 요즘 가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장식을 볼 수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빛을 밝혀 더욱 아름다울 것으로 보이니 방문해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껴보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창경궁 대온실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겨울철 창경궁 관람을 계획하고 있다면 잊지 말고 대온실에 들러보자. 이미 방송에도 수차례 소개된 적 있는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이다. 홍화문으로 입장했다면 북쪽에 있는 연못 춘당지가 나올 때까지 올라가면 된다. 춘당지 가장자리로 난 길을 따라 조금 더 가면 창경궁 대온실이 있다.

창경궁 대온실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20세기 초 건축한 창경궁 대온실은 한국 전통 건축물과는 결이 다른 형태를 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눈에 띈다. 외관이 아름다워 사진 명소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내부 역시 외관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창경궁 대온실 내부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규모는 작지만 내부는 알차다. 온실은 중앙 중정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게 구성돼있다. 식물의 종이 많지는 않지만 잘 관리돼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남녀노소 피크닉 명소…서울숲 곤충식물원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동 1가 685-715
최근 피크닉 명소로 유명세를 탄 서울숲. 그 안에 날이 추워져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 바로 곤충식물원이다. 곤충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을 수 있지만 살아있는 곤충이 날아다니는 곳은 아니니 안심하자. 특히 서울숲 곤충식물원은 따로 입장료가 없어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다.

서울숲 곤충식물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온실의 규모는 작으나 잠시 추위를 피하기엔 제격이다. 곤충식물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곤충 전시물이 보인다. 본격적인 온실은 우측에서 시작한다. 선인장을 비롯한 다육식물들이 입장을 반기는 이곳에는 다양한 열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내부를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온 몸에 따스함이 감돈다.

서울숲 곤충식물원 2층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2층으로 올라가면 작은 포토스폿이 있고, 그 옆으로 화분이 놓여있다. 주로 큰 나무가 서있는 1층과 달리 2층에는 비교적 크기가 작은 식물들이 있다. 내리쬐는 햇볕을 받는 식물들은 빨간 벽돌 바닥과 어우러져 잘 가꿔진 가정집 정원 같은 분위기를 낸다. 화려한 멋은 없지만 아기자기하게 구성된 온실을 찾는다면 추천한다. 이 외에도 벌레잡이 식물, 작은 수족관 등 볼거리가 쏠쏠하다.


가성비 최강…서울 어린이대공원 식물원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216

어린이대공원 식물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정문에서 10여분 걸어 올라가면 보이는 회색 벽돌 건물과 유리 온실, 어린이대공원 내 식물원이다. 건물은 조금 오래됐지만 규모가 제법 커 다양한 식물종을 만나볼 수 있다. 어린이대공원이라 아이들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어른들이 구경해도 손색없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어린이대공원 식물원은 곤충식물원과 마찬가지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가성비 면에서도 좋다.

어린이대공원 실내정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내부로 들어와 양쪽으로 보이는 갈림길은 잠시 제쳐 두고 정면으로 보이는 계단을 올라간다. 식물원 건물 2층은 실내정원이다. 다육 식물을 비롯한 여러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식물원보단 잘 가꾼 거리 조경처럼 보이기도 한다. 실내정원은 공간이 그다지 넓지 않기에 금방 둘러볼 수 있다.

어린이대공원 다육식물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다시 1층으로 내려오면 왼편에 다육식물원이 있다. 다양한 다육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열대지방 선인장이 많아 관람하는 동안 사막에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각 식물에는 간략한 설명이 쓰인 표식이 붙어 있으니 관람 시 참고하자.

어린이대공원 관엽식물원 / 사진=이가영 여행+기자
다육식물원 반대편에 위치한 구역은 관엽식물원이다. 어린이대공원 식물원 전체 구역 중 가장 수풀이 우거진 공간이다. 저녁 무렵 방문해 해가 들지 않아서인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서인지 다른 구역과 비교해 그늘졌다. 또한 곳곳에서 물을 뿌리고 있어 다니는 내내 습한 정글을 탐험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둡고 습한 식물 사이를 걷다보면 나름의 사진스폿도 볼 수 있다. 인테리어가 조금 오래됐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싶다면 나쁘지 않다. 관람을 이어나가던 중 오른쪽 통로로 분재원이 나온다. 여러 분재를 한 곳에 모아 전시한 곳이다. 특별한 요소는 없으나 한번쯤 둘러보고 가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