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유망 작물
예비 귀농인의 작물 선택 기준은 대부분 ‘고소득’ 여부다. 재배하기만 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고소득 위주의 작물 재배 교육도 많지만, 작물 선택의 성공과 실패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귀농 작물 선택에 신중하기 마련이다. 요즘 귀농 가구가 많이 선택하는 딸기와 버섯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살펴봤다. 글 이진랑 사진 농민신문사 DB 수익 높은 딸기, 재배 쉬운 버섯 |
귀농 작물 선택에 신중하라’는 말은 당연한 얘기다. 작물 선택이 귀농 지역 선정부터 초기 정착 과정 등 거의 모든 귀농 계획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요즘 각종 귀농·귀촌 관련 사이트와 귀농 지침서마다 고소득 유망 작물에 대한 정보가 넘쳐난다. 인터넷을 뒤져보고 방송을 살펴보면 ‘돈 되는 대박 작물’이라고 소개되는 것이 참 많아 혹하기 마련이다. 이와 ?련해 충남 홍성군 귀농귀촌종합센터 이환의 센터장은 “귀농·귀촌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적성에 맞는 귀농 작물 선택이 중요하다”며 “요즘 부쩍 눈에 띄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귀농 작물과 농장 분양 광고는 의심해봐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귀농 첫해부터 농사를 지어도 대부분 수익은 마이너스다. 귀농 첫해 농사를 시작한 후 수확까지 오래 걸리는 작물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과수의 경우 기존 과수원을 인수할 정도로 넉넉한 자금이 없다면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어렵다. 과원을 조성하고 묘목을 심은 후 수확하기까지 3~5년 동안 수익 없이 가진 돈을 쓰면서 생활을 해야 한다. 그래서 귀농 초기에는 재배 기간이 짧은 쌈채 등 채소나 딸기·오이·수박 등 2~3개월 안에 수확할 수 있는 작물로 시작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소득이 생겨 정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한 귀농·귀촌 교육 전문가의 얘기다.
[귀농 작물 1.딸기] <과채 작물 중 인기…귀농 행렬>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8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 귀농 가구가 주로 재배하는 작물은 ▲과수(23.2%) ▲노지 채소(19.2%) ▲시설 채소(14.9%) ▲논벼(14.3%) ▲특작·약용(9.8%) 순으로 나타났다. 또 귀농 가구의 43.1%는 농산물 가공·판매(25.2%)나 자영업(23%), 직장 취업(22.4%) 등 농업 외 경제 활동을 병행했다.
특용작물에서는 버섯 선호도가 가장 높고, 과채는 딸기가 귀농 작물로 인기가 높다. 딸기 주산지인 충남논산, 전남 담양, 경남 진주 등으로 딸기 농사를 짓기 위한 귀농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 담양 ‘와우딸기작목회’ 박희수 회장은 “도시로 떠났던 젊은이들이 딸기 농사를 짓기 위해 서른 명 이상 마을로 귀농해노동력이 풍부해졌다”면서 “담양에? 개발·보급한 <죽향> 품종 딸기가 당도와 과육이 우수해 국내는 물론 수출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되면서 청년들을 다시 농촌으로 불러오는 효자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고 말했다.
귀농 작물로 딸기를 선택했다면 강진군 딸기사관학교, 논산시농업기술센터 농업대학 딸기학과 등에서 체계적인 딸기 재배 기술 교육을 받고, 딸기 명인 등 멘토에게 현장에서 실무 교육까지 받으면 성공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땅 매입비 적고 순소득 60%] 논산시농업기술센터 귀농귀촌팀에 따르면 논산은 해마다 귀농·귀촌 인구가 약 2000명 유입되는데, 귀농교육을 받는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70% 이상이 딸기 재배를 희망했다. 이처럼 딸기가 귀농작물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산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정시욱 딸기팀장은 “딸기는 노동 집약적 고소득 작물이다. 330~660㎡(100~200평) 부지를 확보하면 재배가 가능해 땅 매입비가 적게 들어 귀농 작물로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보통 딸기 토경재배용 비닐하우스 4동을 짓는 데 1억원 정도 들고, 고설재배용은 2억 원 정도 들어요. 부부가 경작할 수 있는 4동 정도 규모로 딸기를 토경재배하면한 작기에 평균 9000~1억 원 넘게 매출을 올릴 수 있어요. 딸기를 자가 육묘하면 순소득이 60% 정도가 돼 고소득 작물이지요.” 현재 논산시 인구 12만 4000명 중 2100농가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약 1만 명이 딸기 관련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산은 경기나 천안 지역 등에 비해 땅값이 저렴하고 딸기를 특화 작물로 육성해 재배 신기술을 선도하는 점 또한 메리트로 작용한다. 특히 논산 지역 농협과 딸기작목반을 중심으로 8개가 넘는 공선회를 통한 유통이 활발해 딸기 출하와 판매도 유리하다.
정 팀장은 “무조건 딸기 농사를 시작하고 나서 배우려는 자세로는 실패하기 쉽다. 딸기 육묘 생산과 재배법을 제대로 배워서 표준 매뉴얼대로 해야 한다”면서 “먼저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 기관에서 딸기 재배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고, 멘토를 정해 현장실습 위주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의 농업대학에서 3월부터 11월까지 딸기 재배법 등을 교육하고, 딸기 강소농 교육 등 연간 110회 정도 딸기 교육을 한다. 또한 귀농인 현장실습 교육 등 다양한 딸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초보 귀농인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귀농 작물 2.표고버섯] <농사 초보자도 재배 쉬워 인기> 과수·채소 다음으로 많은 귀농인이 선택한 특용작물에서는 버섯이 선호도가 가장 높다. 귀농 가구가 주로 선택하는 버섯 작물로는 식용 버섯으로 느타리버섯·표고버섯·양송이버섯·목이버섯 등이 있고, 약용 버섯으로 영지·상황·노루궁뎅이·동충하초 등이 있다. 이 중 귀농인이 선호하는 대표적인 버섯 작물은 표고버섯이다.
표고버섯이 소비자 인지도가 높고 구매 수요가 많은 편이라 귀농 작물로 인기다. 특히 표고버섯은 재배가 까다롭지 않고, 종균 생산과 재배 기술이 발달해 귀농 초보자가 접근하기에 유리하다. 또한 일상 식재료부터 고급 선물용까지 용도가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소비처가 다양하며 유통 판로를 찾기도 수월한 편이다.
특히 표고버섯은 현금 유동성도 장점이다. 보통 1년이나 작기별로 수입이 들어오는 다른 작물과 달리 표고버섯(배지 재배)은 연중 수입이 생겨 안정적으로 귀농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한국표고톱밥재배자협회 정의용 회장은 “표고버섯은 다른 버섯보다 비교적 재배가 어렵지 않아 귀농 초보자가 접근하기에 유리한 조건이지만, 최근 생산자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시장 유통 상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목보다 연중 생산 가능한 배지 선호> 표고버섯 재배는 톱밥배지 재배와 원목 재배 방식이 있다. 원목 재배보다 손쉽게 버섯 생산이 가능한 톱밥배지 재배에 기존 농가는 물론 귀농인이 몰리고 있다. 톱밥배지는 톱밥과 쌀겨 등을 혼합·압축해 표고버섯 종균을 접종한 표고버섯 재배 원료로, 이를 이용하면 버섯 재배 면적이 줄고 재배 기간도 짧아 연중 생산할 수 있다. 기존 참나무 원목 재배에 견줘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6개월이면 자본 회수가 가능하다.
표고버섯 원목 재배는 봄과 가을에만 수확이 가능한데 톱밥배지 재배는 사계절 수확할 수 있다. 또한 원목은 길이가 길어서 비닐하우스 크기도 상대적으로 넓어야 하지만, 배지는 균상으로 7단까지 쌓아서 재배할 수 있어 비닐하우스 규모가 작더라도 다량 생산이 가능하다.
정 회장은 “배지가 표고버섯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데, 불량 배지를 구입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는 귀농인도 많다”면서 “특히 배양 상태와 품질을 알 수 없는 중국산 배지를 사용해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에는 표고버섯 톱밥배지 재배용 품종인 <추재 2호>가 향표고버섯·송화버섯·송고버섯 등으로 불리며 일반 표고버섯보다 가격대가 더 높게 형성돼 귀농인에게 인기다.
2013년 충북 증평으로 귀농한 ‘송정농원’ 농장주 박대선 씨는 맛과 품질이 우수한 송화고버섯을 온라인과 직거래로 판매해 연간 2억 5000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박씨는 “송화고버섯은 표고버섯의 개량 품종 중 하나다”며 “저온성 버섯이라 재배하기 까다롭지만 연중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일반 표고버섯에 비해 가격이 2~3배 높아 귀농 작물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초보 귀농인도 실패 없이 표고버섯을 생산?려면 선도 농가의 경험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먼저 체계적인 재배 기술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특작(버섯) 재배 기술 교육과 산림조합중앙회 산림버섯연구센터의 귀농·귀산촌 과정, 표고버섯 재배 전문가 과정 교육 등이 도움이 된다. 산림버섯연구센터의 표고버섯 재배 교육은 원목 재배 과정과 배지 재배 과정이 있다. 원목 재배 과정은 원목 접종부터 배양·활착·발생·수확 작업 등 재배 단계에 따라 진행하며, 배지 재배 과정은 배지 제조부터 배지 관리, 갈변 촉진, 버섯 발생과 수확 작업 등 현장 위주의 실무 교육이다.
버섯 명인의 비법을 전수받는 방법으로는 경기 여주 ‘이남주자연아래버섯’의 버섯 재배 전문가 양성 교육도 있다. 또한 화성의 ‘경기버섯연구소(최박사의 버섯 학교)’의 버섯 재배 기술 교육 과정(현장 실습 교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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