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이 한 해에도 / 이해인 노을빛으로 저물어 가는 이 한 해에도... 제가 아직 살아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할 수 있음을, 사랑하고, 기도하고, 감사할 수 있음을 들녘의 볏단처럼 엎디어 감사드립니다. 날마다 새로이 태양이 떠오르듯 오늘은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제 마음의 하늘에 환히 떠오르시는 주님 12월만 남아 있는 한 장의 달력에서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시간의 소리들은 쓸쓸하면서도 그립고 애틋한 여운을 남깁니다. 아쉬움과 후회의 눈물 속에 초조하고 불안하게 서성이기보다는 소중한 옛 친구를 대하듯 담담하고 평화로운 미소로 떠나는 한 해와 악수하고 싶습니다. 색동 설빔처럼 곱고 화려했던 새해 첫날의 다짐과 결심들이 많은 부분 퇴색해 버렸음을 인정하며 부끄러운 제 모습을 돌아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