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좋은말 1717

님의 노래

님의 노래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門)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밤들고 잠들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고적(孤寂)한 잠자리에 홀로 누어도 내 잠은 포스근히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없이 잊고 말아요

좋은글 좋은말 2023.07.08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 도종환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다. 사람도 여백이 있는 사람이 인간답게 느껴진다. 빈틈이 없고 매사에 완벽하며 늘 완전무장을 하고 있는 듯 보이는 사람보다는 어딘가 한 군데는 빈 여백을 지니고 있는 듯해 보이는 사람이 정겹게 느껴진다. 뒤에 언제나 든든한 힘과 막강한 무엇이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보다는 텅 비어있는 허공이 배경이 되어 있는 사람이 더 인간다운 매력을 준다. 여백이 있는 풍경이 아름답듯 여백을 지닌 사람이 더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욕심을 털어버린 모습으로 허공을 등지고 있는 모습이.

좋은글 좋은말 2023.07.02

오늘도

오늘도 김용택 오늘도 당신 생각했습니다 문득문득 목소리도 듣고 싶고 손도 잡아보고 싶어요 언제나 그대에게 가는 내 마음은 빛보다 더 빨라서 나는 잡지 못합니다 내 인생의 여정에 다홍꽃 향기를 열게 해 주신 당신 내 마음의 문을 다 여닫을 수 있어도 당신에게 열린 환한 문을 나는 닫지 못합니다 해저문 들길에서 당신은 내 눈 가득 어른거리고 회색 블럭담 앞에 붉은 접시꽃이 행렬을 섰습니다

좋은글 좋은말 2023.07.01

그녀의 헐렁한 젖가슴

그녀의 헐렁한 젖가슴 강경호 여전히 찰진 종가의 전답이다 가문 날 저녁 늦게까지 두레질하며 출렁거리던 한때 사내의 뜨거운 우상이었을 지금은 벼슬처럼 요리조리 흔들며 그녀를 데리고 장터로 가는 달구지이다 오래된 가마솥처럼 낡은 가슴에서 아직도 젖먹어라, 젖먹어라 새끼들 부르는 소리 늙어 쭈그러졌지만 그녀의 눈빛은 열두 마리 젖먹이를 기르는 암캐거나 암퇘지이다 때로는 어린 손주가 바람 빠진 풍선 불 듯 깨무는 풍선이다 장난감이다, 놀이터다 그 놀이터에 저녁 무렵 쓸쓸히 남겨진 발자국처럼 꼬집히고 긁힌 손톱자국 선명한 파장터이다 비키니 차림의 빵빵한 젊은 것들의 그것에 비하겠는가 팔순이 되도록 종가를 키우고 육남매 키우고도 남아 다섯 살 종손을 키우는 전서체로 쓰는 족보이다.

좋은글 좋은말 2023.07.01

60대 이후의 우리네 인생

0대 이후의 우리네 인생★ 꽃다운 젊은 날들 돌아보면 굽이굽이 눈물겨운 가시밭길 그 길고도 험난했던 고난의 세월을 당신은 어떻게 살아 왔는지요? 무심한 세월의 파도 때문에 밀려 육신은 이미 여기저기 성한대 하나 없고 주변의 아까운 지인들은 하나 둘씩 불귀의 객으로 사라지고 있는 이때 정신은 자꾸만 혼미해가는 황혼 길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힘든 세월 잘 견디며 자식들 잘 길러 내어 부모의 의무 다 하고 무거운 발걸음 이끌고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얽매인 삶 다 풀어 놓고 잃어 버렸던 내 인생 다시 찾아 남은 세월 후회없이 살다 갑시다 인생 나이 60을 넘으면 이성의 벽이 허물어지고 가는 시간 가는 순서 다 없으니 남녀 구분말고 부담없는 좋은 친구 만나 산이 부르면 산으로 가고 바다가 손짓하면 바다로~ 하고..

좋은글 좋은말 2023.06.25

도전하는 자여, 비전을 가져라

미국인 등산가 에릭 웨이헨마이어는 13살 때 선천성 망막염으로 시력을 잃었으나 아버지와 하이킹을 시작했습니다. 울퉁불퉁한 돌들과 함께 험한 길 때문에 수없이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고 16살부터는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등반은 매우 어려워 당시 90% 이상이 실패하고 목숨을 잃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누가 잡고 이끌어 주고 따라가는 그런 등반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팡이에 의지했습니다. 방향은 앞서가는 동료와 셰르파가 배낭에 종을 달고 가면 에릭은 종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등반 과정에서 크레바스(눈웅덩이)로 미끄러지는 위험천만한 순간도 있었지만, 다행히 로프를 매달아서..

좋은글 좋은말 2023.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