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진 정치인치고 억울하거나 서럽지 않은 사람 없다지만, 지미 카터(98)는 팔자가 좀 더 기구했다. 미국 39대 대통령(1977~1981)을 지낸 그에게는 ‘실패한 정치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평생 따라붙었다. 재임 기간 중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의 동시 진행) 늪에서 헤맸고, 반미(反美)로 돌아선 이란 등과의 대외정책에서도 실수가 불거졌다. 인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재선에 실패하면서 ‘2차 대전 이후 첫 단임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연임 선거 경쟁자였던 로널드 레이건은 청중에게 “당신의 이웃이 실업자가 되는 게 경기불황이고, 당신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제공황이며, 지미 카터가 백수가 되는 게 경기회복”이라고 그를 야유했다. 보잘것없는 학력(조지아주 사우스웨스..